< 허공의 칼 >




시는 허공의 칼과 같다 그래서 바보와 같다

그러나 그 칼은 무섭다 허공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순간이면 그 칼은 어디로 향해 내려칠지

아무도 모르고 있기에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어딘가로 향하여 자르고 꽂힌다는 사실이다

무엇인지 잘 알고 준비하여 둔 자는 피할 것이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짐승들은 큰 낭패를 당한다

마지막 한번으로 자를 곳을 자르고 꽂는다

소리 없이 사라지고 그 흔적도 없다

필요로 찾는 자에게만 있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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