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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죄인이 되지말라 』

6.25 전쟁이 막바지이던 어느날 한 동네에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그 소동의 내용은 동네에 한 새댁이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남편은 바로 얼마전 전쟁에서 전사를 하였고 그때 이미 유복자를 임신한 상태였다. 시일이 지나 출산을 하였는데 피부가 검고 머리카락이 곱슬인 흑인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산모는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은 물론이고 문중 사람 동네 사람 모두가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종중의 어른들은 아기는 물론이고 부정한 산모를 쫓아내야 할 것으로 결론을 내고 시부모에게 요구하기를 가문의 수치이니 당장 내쫓으라는 것이었다.
아기 출생의 비밀은 이러했다.
새댁이 마을 뒤쪽 도랑에 빨래를 하러 갔다가 전쟁 이동 중이던 무장한 한 흑인 병사와 마주쳤고 이때 흑인 군인이 새댁에게 달려들어 마음대로 유린 하였지만 새댁은 무장한 군인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공교롭게도 그때 바로 임신을 하게된 모양이다. 새댁이 배가 불러오자 가족들 친지들은 당연히 군에 징집되어 전쟁터에 나가 전사한 새댁 남편의 아이라 생각하고 비록 유복자가 되었지만 집안의 대를 이을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던 터였는데 이런 난리가 난 것이다.
모두들 내치라고 야단들일 때 새댁의 시아버지가 나서서 이르기를 “우리 며느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지켜주지 못한 잘못이 먼저 우리 남정네들에게 있고 이런 고통과 슬픔을 겪는 이유가 나라가 힘이 없어 일어난 일이거늘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내 며느리를 정죄 하는가” 라고 단호하게 가로막고 나섰고 며느리를 위해 대대로 살던 고향을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사건이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 3년간의 긴 전쟁통에서 얼마든지 실제로 일어나는 수 있는 일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사건보다 더 참혹한 일들이 수 없이 많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국가가 국민을 지킬 힘이 없어 전쟁이 일어나면 국민들이 당하는 고초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이 당하는 고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선명한 예를 조선시대 두번의 큰 전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쟁통에 포로로 끌려갔던 힘없는 부녀자들의 비애가 얼마나 컸던가. 수모와 수치를 견디지 못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설사 속전을 내고 살아서 돌아와도 속환녀(환향녀)라는 이름으로 정절을 잃은 여인이라는 낙인을 찍고 이혼을 요구하거나 유령인간처럼 살게 하는 2차 가해를 가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 만큼은 반상이 따로 없었다.
아니 오히려 명분과 체면을 더 중시하며 곱게만 살아 온 양반가의 여인들의 수모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고 할 수도 있겠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가는 애써 함구하였고 부녀자와 식솔들을 지켜야 할 가장 큰 책임을 진 남성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정절을 논한 것뿐이니 정말 점입가경이었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려 하는가.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가.
나라가 힘이 없으면 그 결과가 반드시 이러할것이거늘 정죄함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전쟁이 불러온 피해와 상처가 어디 이것뿐이랴. 세계의 역사를 돌아보라 현재도 진행중인 전쟁의 참상을 직시해 보라, 그 슬픈 증거를 적라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 지정학적 요소를 볼때에 우리에게도 언제 이런 고통이 찾아올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뼈아픈 과거의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인지하고 대비하여야 할것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 행태를 보면 국민들이야 힘들어서 죽든지 말든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갈라치기에만 몰두하고 내편이 아니면 모두 죽여야 한다는 극한의 삼류 막장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 어쩌다 우리 정치가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무지해서 그렇다고 변명하기에는 너무 옹색하고 슬프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빠진 정치판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이러다 정말 망국의 길로 가지 않을까 몹시 두렵다.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그들을 향해 호소해 본다.
위정자들이여, 선량(選良)들이여 들으라!
국민들이 그대들을 선택하여 나라를 위해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세웠건만 그대들은 어찌하여 사욕에 눈이 멀어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소속 정파만을 위해 피 터지게 싸움질만 하는가.
그대들은 우리의 선조들이 행하던 사색당파 붕당 정치의 어리석은 악행을 어찌 그리 똑같이 답습하는가.
그대들은 살기가 힘들어 전전긍긍 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삶이 너무나 힘들어 아까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국민들이 피땀 흘려 애써 지켜 온 이 나라를 말아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제발, 국가를 위한,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 본연의 정치로 돌아 오라. 그리고 나라를 든든히 세워라. 다시는 역사 앞에 죄인이 되지말라.
제 조모님께서 자주 인용 하시던 말씀으로 끝을 맺고자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법이고 나라가 있어야 백성이 있는 법이다."

창조건설 대표 김정규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함

2024년 08월 08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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