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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꺼져버린 동 지역 경제 불씨, 공약 사업 향촌동 산단 조성으로 되살려야!
사천시의 지형은 통합 이후 오랜 세월동안 미묘한 지역적 균형과 갈등 속에 숨결을 이어왔다. 특히 동 지역(구 삼천포)주민들에게 시정(市政)의 향방은 단순한 행정 서비스의 만족도를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 역경유희(逆境遊戱) 』

잠시 아침을 묵상하고 있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시계를 쳐다본다. 9시15분이다. 이른 시간에 누굴까 생각하며 현관 문을 여니 집배원 아저씨가 아는체 목례를 하면서 “등기입니다" 한다. 자주 오다보니 서로가 낯이 익다. 평소에는 늘 오후에 오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 왔다. 배달 시간이 바꼈나 생각하며 익숙하게 등기 우편물을 받았다는 서명을 하고 수령을 하였다.
오늘도 역시 법원에서 보낸 경매 관련 문서이다. 법원으로부터 첫 문서를 받은지가 벌써 일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받았을 때에는 가슴이 쿵 하는 큰 충격이 있었고 몇 날을 힘들어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예사롭게 지나친다. 아마도 그새 내성이 생겼나보다.
사업의 어려움이 시작된지 벌써 5년이 흘렀다. 초기에는 어떻게 하던지 막이보려고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뿐이다.
몇 년 전인가 몹시도 추웠던 12월 어느 날 심란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목적지도 없이 차를 몰고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다 종포 바닷가 도로 한 켠에 차를 세우고 바다 저쪽 끝자락에 걸려 있는 저녁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붉은 저녁노을이 그렇게 아름울 수가 없었다.
출렁거리는 검푸른 빛의 바다가 손짓하며 나를 부르는것 같았고 순간적으로 저기에 들어가면 참 편안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휴대폰 벨이 울린다. 곧바로 현실로 돌아 왔다. 전화를 한이는 이곳 사천에서 제법 큰 고급 고기집을 운영하시는 사장님 남편분이시다. 동향 분으로 선비처럼 항상 꼿꼿하게 사시는 분인데 전화를 받는 내 목소리가 이상하다 느끼졌던지 어디쯤에 있느냐고 물으시고 내가 지금 바로 갈테니 꼼작말고 기다리라 하신다. 십여분 뒤에 오셨다. 삶의 내공이 있는 분이시라 어느듯 그분의 카운셀링에 젖어들고 있었다. 오늘이 그분의 생일이었는데 나를 초대하려고 전화를 하셨고 감이 이상해서 급하게 오신 것이다.
말씀을 정리하시면서 봉투 하나를 내 미신다. 사양 한번 못하고 받아들었다. 이런 내 모습이 하도 기가 막혀서 한참을 울었다.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고 많이 힘들지만 낙심하고 완전히 주저앉지는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한번은 더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들고 외친다. 고난이여 올테면 다 오라. 내 너를 기꺼이 맞으리라. 아무리 시퍼런 날로 난도질 하여도 나는 절대 무릎 꿇지 아니하리라. 아직 나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노라. 그러므로 그대는 나의 꿈을 업신여기지 말라. 이렇게 외치며 스스로 마음에 주문을 건다.

2026년 06월 18일 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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