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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의 괴짜 수집가 서평실씨의 이야기 ‘디지털 시대에 남기는 아날로그의 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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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7월 축동면 구호리에서 태어난 서평실 씨는 진정한 괴짜 수집가다. 종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 수집을 시작한 그는, 50여 년의 세월 동안 수집이라는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종이가 주는 촉감과 향기, 그리고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에 그는 인생을 바쳤다. 그에게 수집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역사적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열정이었다.
첫 수집의 시작: 박정희 기념 우표가 바꾼 운명
서평실 씨의 수집 열정은 10대 후반 서울 성동 우체국에서 우연히 시작됐다. 어느 날 심부름을 하러 들른 우체국에서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 우표를 발견했고, 호기심에 그 우표를 구매한 것이 그의 첫 수집품이었다. 이 작은 우표는 그의 운명을 바꾸었다.
그 후로 서 씨는 우표뿐만 아니라 담배 포장지, 승차권, 역사서, 서적, 잡지, 신문 등 종이로 된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다. 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종이가 하나일 때보다 둘 이상이 모이면 같은 디자인이라도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는 이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수집의 묘미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서 씨의 집은 다양한 시대와 문화를 담은 종이로 가득 찼다. 그의 수집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와 역사를 품고 있었다. 서 씨는 "처음엔 우표 하나가 그저 신기해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수집이 내 삶의 전부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모은 수집품들은 단순히 종이조각이 아니라, 시대의 흔적과 역사의 기록이다.
청와대 담배와 DMZ의 추억
가장 기억에 남는 수집품 중 하나는 청와대용 담배 3종이었다. 대통령 전용, 직원용, 말단 직원용으로 구분된 이 담배는 대남 홍보용으로 북으로 보내졌다가 DMZ에 떨어졌으며 그곳에서 근무하던 조카가 어렵게 구해와 서 씨에게 전달했다고 서 씨는 기억하고 있다. 서 씨는 "조카가 구해온 그 담배는 정말 소중한 수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수집을 위한 경제적 희생과 사천과의 인연
수집에 대한 열정은 그의 경제적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도금 공장에서 일하던 서 씨는 부산에서 가정학습지 관련일을 하며 결혼했고, 이후 사천으로 내려 와 다시금 고향과 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서 씨는 “딱 3년만 살고 떠나자 했던 것이 지금까지 사천에 머물게 되었다"고 말했다.
‘취미의 집'과 복권방의 재미난 일화
1981년, 서평실 씨는 '취미의 집'이라는 가게를 열어 우표와 각종 기념품을 사고팔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는 복권방을 운영하며 또 다른 흥미로운 일화를 만들어갔다.
서 씨는 "우리 복권방에서 비록 1등 당첨자를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한 번은 정말 기가 막힌 일이 있었다"며 재미난 일화를 들려주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복권을 사러 오던 단골손님이 휴가차 충청도에 가서 산 복권이 1등에 당첨된 것을 모르고 복권방에 와서 당첨 확인을 부탁했다. 서 씨가 직접 1등 당첨을 확인해줬고, 당시 당첨금액은 무려 47억원이었다고 말하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그분이 나타나 도움이라도 주면 좋을텐테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또 다른 일화로는 예전 TV에서 '준비하시고 쏘세요!'라는 멘트로 기억되는 추첨 방식이다. 당시 한국 주택은행 복권은 활을 쏘아 과녁에 맞힌 숫자가 1등 당첨이었다. 복권 1000회 추첨 때, 전국에서 단 6명만 초대된 자리에서 서 씨는 1등 당첨 활을 쏘는 기회를 얻었다. "활을 쏘아 복권 번호를 추첨하는 그 순간, 제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죠," 서 씨는 그날의 흥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디지털 시대의 고민과 미래의 희망
서 씨는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하고 마는 성격이라, 전국 최고의 수집가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하지만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수집 활동이 점점 사라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 "내가 죽고 나면 이 수집품들이 그냥 폐기될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다"고 서 씨는 말했다. 그의 평생 모은 자료들이 사천의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남기를 바라며, "지자체나 정부가 이 자료들을 매입하거나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우주항공청과 사천의 미래
서 씨는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오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의 아이디어 중 하나는 사천을 축소한 모양의 ‘우주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공원에는 4000개의 계단을 통해 상징성을 부여하는 전망대를 세우고, "사천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서 씨는 이 우주공원이 사천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꿈꾸며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물론 서 씨는 이 공간에 자신이 평생동안 모아온 자료들이 전시되길 희망한다.
서평실 씨의 이야기는 디지털 시대에도 변치 않는 아날로그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그의 열정과 노력이 사천의 역사적 흔적을 후세에 남기고자 하는 귀중한 유산임을 보여준다.
서평실 대표는 최근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건강도 악화되고 빚도 많이 늘어 자신이 지닌 자료들을 기증하고자 한다. 형편이 여의치않아 누군가 약간의 금전적인 가치를 더해 준다면 더없는 조건이라고 설명한다.
김기환 기자
e4000news@naver.com 2024년 07월 11일 10시 22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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