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맨발걷기는 숲과 함께 만들어가는 상호작용
오늘, 늘 그렇듯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카를로 로벨리의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다시 곱씹었다. 발바닥이 흙과 만나는 순간의 그 촉감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로벨리가 ......

『 김용녀 시집 '고갯길' 출판기념회 』

평범한 아내로, 어머니로 살기를 원했던 한 여인의 순탄치 못한 눈물어린 글들이 엮어져서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남양 초등학교 출신의 김용녀씨가 지나온 자신의 일생을 담은 첫 시집 '고갯길'을 출간하여 오는 26일 저녁 6시 30분 삼천포농협하나로 뷔페에서 출판기념식을 갖는다.

인제대학교의 김열규 교수는 악바리의 살아있는 제문(祭文)이라는 평을 그녀의 시집에 달았다. 시집 첫페이지를 장식한 보릿대(보릿대 가리에 숨은 나를 / 개구리는 모기 피 빨아 먹듯이...)의 구절들을 통해 김 교수는 막장에서 울음을 삼키는 김 시인의 삶의, 자화상의 끝이라는 해석을 내린다.

당시 입학금 3,500원이 없어 중학교 입학을 포기한 그녀가 1973년에 결혼하여 겪었던 수모와 상처들, 딸을 잃어버려 천신만고 끝에 찾아온 애정과 죽기를 몇 번이고 다짐하며 바위 위에 서 본지도 여러 번 이었던 그녀의 한(恨)이 그 당시 흘리고 흘렸던 눈물과 피로 망울져 흰 백지위에서 검게 선혈을 토했다.

김교수는 그녀의 시를 살(煞)이라 표했고, 그녀의 시집을 ‘핏자국 집'이라고 했다. 그만큼 김용녀 시인이 써 나간 한페이지 한페이지의 글은 단순한 농사짓고 조개줍는 아낙네가 아니라 죽음을 넘나넘는 사자(死者)의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2001년 05월 21일 11시 15분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