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말라죽는 등 약해발생


여름철 기온이 크게 높아지면서 여러가지 농약을 혼용해 살포한 과수원을 중심으로 약해 발생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농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0일 과수재배농가와 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잦은 농약살포에 따른 번거로움과 일손을 덜기 위해 과수농가들이 한꺼번에 3~5종류의 농약을 혼용해 살포했다가 나무에 약해를 입히는 사례가 종종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약해 발생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혼합한 약제들 간의 각기 다른 화학반응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데, 새로운 약제나 최근 보급된 품종의 경우 피해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진주시 정촌면에서 3000여평의 과수원에 배를 재배하는 박모씨는 “살충제와 살균제, 영양제 등 4가지 약제를 혼용해 살포했는데,‘신고’배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나‘원황’은 잎에 반점이 생기고 조직이 고사하는 약해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과수농가들은 특히 일손부족 등을 이유로 이같이 한꺼번에 3~4종류의 약제를 혼용 살포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지만, 농약 회사들이 고시하는 농약 혼용 가부표는 2종류 약제 간의 혼용 여부만이 표시돼 있고, 그나마도 자사 제품에 한정돼 있어 고온기에 이같이 잘못 혼용해 사용할 경우 자칫 이같은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농가들은 수백종류가 넘는 농약을 대상으로 모든 혼용 여부를 다 밝혀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어서 농가들이 농약을 살포하기 전에 소형 분무기 등을 이용해 자신이 사용할 약제를 미리 혼용한 뒤 일부 나무에 실험하거나 전문의에게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관련, 경남도농기원 황갑춘 농촌지도사는 “농약 혼용에 따른 약해는 고온기에 자주 발생하는 만큼, 농가들이 농약을 살포할 때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아침, 저녁 서늘한 때나 흐린 날을 선택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농약과 섞어 뿌리고자 할 때는 반드시 혼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