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주화의 사상적 기초의 부작용으로 부모나 어른의 말을 액면대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또는 정면으로 거부하는 행동양식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까 옛날처럼 일방적인 강요나 명령이 자녀들에게 안 통하는 시대에 이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과거의 ‘황금시절’에 누렸던 권위나 힘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옛날의 권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시민이 되고 만 것이다. 이때에는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정당성을 손수 실천해 보여서 아이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치에 닿는 교육만이 힘을 발휘할 수가 있다. ‘내 자식이니까 내 뜻대로 할 수 있고,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부모뜻’이라는 생각으로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내 자식도 공공의 자식인 것이다.

이젠 자녀의 교육에도 인권의 문제가 따라다닌다. 그러면 도대체 부모는 권위가 없어도 되며, 있어야 한다면 부모의 권위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권위는 전통사회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옛날의 절대주의적 냄새를 풍기는 그런 권위가 아니고, 새로운 형태의 권위여야 한다. 부모가 한 사람의 인간이면 자녀 또한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는 민주적이고 평등주의적 이상을 기초로 한 사상이 밑에 깔려 있어야 한다.

부모도 자녀와 마찬가지로 보다 높은 이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직업인으로서도 성공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감히 범할 수 없는 신뢰감이나 성실성이 곧 권위가 되는 것이다.

권위를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부모의 진정한 권위는 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적어도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랬다 저랬다해서는 안 된다.

두번째는 자기의 직업에 대해 확고한 가치를 부여하고 자녀들에게도 그것을 자랑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직업을 평가절하한다면 자녀들에게 땡땡하지 못한 부모가 되고 만다. 비록 많은 돈은 벌지 못한다해도 자녀에게 권위를 보이려면 자기의 직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셋째,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폭력적, 강압적, 일방통행적, 전제적이어서는 안된다. 설득과 논리로써 합의에 이르는 인내심을 가진 우회적인 방법을 쓴 것이 더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부모는 이상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지나치게 현실에 구애받는 부모는 존경받을 수가 없다. 여기에 자녀교육의 기초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권위를 가질 때만이 교육은 제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트학원 김종백원장-

1999.03.0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