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특사경 도입으로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가 사회안전망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에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적 안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데믹의 대처와 극복 수준이 매우 ......

『 농진청 폐지에 농업계 ‘발끈’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 농촌진흥청(농진청)의 폐지 방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단 농업계는 농림부의 새로운 명칭을 ‘농수산식품부’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농업계는 그동안 부처 명칭에 식품을 넣어달라고 요구해왔다. 농림부의 명칭이 새로 바뀌면서 농수산식품부는 앞으로 식품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로 바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향후 식품 안전과 관련된 업무과 일원화될 때도 농림부가 우선권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 농업계의 희망이다.
◇“농진청 폐지 안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만족감은 이번 농진청 폐기로 거의 묻혀진 분위기다. 특히 농업의 과학화를 주창하고 있는 농림부는 올해부터 농림 연구·개발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진청이 이대로 폐지된다면 2012년까지 전체 농림예산의 5%가 투자되는 농림 연구 분야에서도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농진청의 폐지 소식이 알려진 직후 농민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농진청 폐지는 정부가 농업, 농촌, 350만 농민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국가의 농업정책 방향과 연계해 연구개발하고 보급하는 중앙정부의 기능 자체가 없어지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농산계의 가장 큰 화두였던 FTA의 향후 파급 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회는 “(농진청이 폐지될 경우)농업경쟁력 약화는 불보듯 뻔하다”며 “WTO협정문에서도 정부의 보조허용대상으로 연구와 지도, 교육훈련 등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기술개발 보급 기능을 가진 농진청은 농업, 농촌, 농업인들을 위한 조직으로 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진청 폐지에 반발하고 있는 것은 비단 농민단체들 뿐만이 아니다. 농업관련 학회들도 잇따라 반대 성명을 내고있다.
◇“늘려도 모자랄 판에…”
농업 전문가들은 농진청의 폐지가 향후 농업과 관련된 기술 개발의 저하 등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주요 선진국 뿐만이 아니라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까지 농업의 연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재, 농진청 폐지는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업관련 기관의 한 전문가는 “무엇보다 농진청이 폐지될 경우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기관이나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만에 하나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적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농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FTA에 강하게 반발해 온 농민들이 농업 관련기관의 축소로 더욱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앞서 언급한 농림부의 농수산식품부 전환 방침처럼 농업 관련 부처 자체가 축소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번 개편안을 살펴보면 농업계의 최대 숙원사항이었던 식품안전 업무 이관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대신 식품산업업무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이는 정부조직 개편 이전부터 이미 농림부가 맡기로 한 사항임을 감안할 때 특별히 얻은 것은 없는 셈이다. 농진청 폐지와 산림 업무의 이관으로 연구 개발 기능과 산림 업무를 잃는 대신 농림부는 수산업무와 해양경찰청을 떠안게 됐다.
◇농업 경쟁력 약화 우려
농민연합은 “우리나라와 같이 농업에 대한 사회적 투자와 민간부문의 투자가 기피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농업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농진청 폐지는 이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농진청 폐지에 대한 농업 경쟁력 약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총연맹은 “무차별적 개방농정으로 위기를 맞고있는 농업·농촌의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농업분야 연구와 지도사업을 국가에서 책임지고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연맹은 특히 농진청이 폐지된 후 민간자본이 농업 기술 영역을 잠식할 경우, 돈 되는 농업기술만 연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이나 사설 연구기관이 연구한 영역을 다시 농민에게 돈을 받고 판다면 대다수 농민들은 소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운하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농진청은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농진청 폐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들은 바 있지만 인수위가 밝힌 개편안에 농진청이 들어있다는 소식을 접한 농진청 직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농진청 폐지가 포함돼 있는 이번 개편안이 수정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보인다. 공공영역에 대한 민간자본의 투입, 그리고 강화를 주창하고 있는 다음 정권의 특성상 농진청이라고 해도 이를 마냥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미FTA 이후 이미 불거질 대로 불거진 농민들의 불만을 다독이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기관의 전반적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유독 농업계의 반발이 심하다는 분석은 간과할 것이 아니다.

2008년 01월 24일 11시 20분 / 농어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