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장래가 없음은 민족 먹거리의 장래가 없다는 것이며 민족 먹거리를 보장 받지 못한다는 것은 머지 않은 날에 식량예속국가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은 WTO 뉴라운드 출범으로 외국농산물의 수입개방이 가속화될려는 오늘, 힘든 노동일과 모진 고생속에서도 땅을 일구며 피땀을 흘려온 우리 농민들에게 더할 수 없는 절망감이 쌓여가고 있다.

외국 농산물 수입 개방 압력을 막아내고 민족의 장래를 걱정해야 될 정부와 정치권은 날마다 정권 다툼놀음에 정신이 빠져 있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 놓고 함께 고민해야 될 농정관계 당국과 농협중앙회는 오히려 우리에게 경제논리를 앞세워 설득시키려고 하는 실정이다.

2000년 초겨울 찬바람 속에서도 가열차게 보였던 우리의 투쟁에 의해서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정부로부터 농가부채 특별법안을 만들겠끔 했던 기억을 우리는 뚜렷이 알고 있다.

지난 경험들을 비추어 볼 때 우리 농민들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거리를 뛰쳐나오기 이전에 정부 당국자들이 먼저 농업, 농민 문제 현안에 대해서 대책을 만들었던 적이 없었다.

심지어 작금의 농산물 값 하락의 원인을 재고미 증가라고 하면서 자기들의 본래의 속셈을 숨기고 있다. 지금 온 나라의 쌀 값 하락의 근본원인은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에 기인한다.

2004년까지 쌀 개방을 할 의도로 점차적으로 쌀 값을 낮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수매물량을 줄이고 수매가를 낮추고 있으면서 과다 생산이니, 고품질 영농 지도니 하며 우리들을 무시하고 있다.

국민의 식량창고인 농업농민의 현실을 현 정부는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재고미가 문제가 된다면 몇 수년에 걸친 자연재해로 식량자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북 동포들에게 조기에 지원하면 될 것을 보수 반북 대결세력의 눈치와 미국의 눈치만 살피면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는 작태를 이해 할 수 없다.

들불처럼 일어나는 농민들의 절규의 함성을 몇 단계로 분리시키기 위해 농협을 방패막이로 삼고서, 농협중앙회에서 400만석을 시가수매 하겠다는 방침은 당치도 않다.

아울러 정부정책에 꼬리를 흔들며 허수아비 노릇을 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도 하루속히 정신차려야 한다. 농협은 농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농민을 위해 봉사하며 농민들과 함께 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 사천시 농민단체협의회는 반농민적인 현 정부당국과 정치권 그리고 농협중앙회에 대해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담아 우리의 뜻을 전달한다.

그 일환으로 오늘 농협중앙회 건물 앞에 우리가 생산한 자식같은 쌀 가마니를 적재하고 우리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이 투쟁을 지속화 할 것이다.

하나, 정부는 남아도는 재고미 타령을 집어치우고 쌀 수입 개방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라.

하나, 정부는 금년도에 생산한 쌀 물량 중 최소 300만석 이상을 조기에 대북 지원하라.

하나, 논농업직불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최소 50만원 이상을 보장하라.

하나, 농협중앙회는 하루 속히 농업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근본적인 체계를 전환하라.

하나, 농협중앙회는 시가수매 400만석에 대한 수매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농협중앙회는 시가수매 400만석에 대해 정부수매 2등급 가격인 57,760 원을 보장하라.

하나, 지난 10월 15일 합의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농협은 가격보조금 2,000원을 조기에 집행하라.

2001년 11월 30일
사천시 농민단체협의회, 한국농업경영인사천시연합회, 전농사천시농민회, 쌀전업농사천시연합회, 전국한우협회사천시지부, 사천낙우회, 사천시농촌지도자회, 사천시농업기술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