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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이야기 』
언제인가 부터는 몰라도 쌀보리밭 보기가 드물어 졌다. 우리의 주식이었던 쌀보리는 80년대를 접어들면서 식량보급의 차원보다 경제적 소득증대에 의해 맥주보리 재배에 밀려났고 한때는 자취를 감추기도 했었다.
40대 이후의 사람들이면 보리밭 보리에 얼킨 이야기나 추억담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보리가 우리의 주식이었던 만큼 보리 보리쌀에 관련한 수식어는 부지기수로 많다.
보릿고개 꽁보리 보리문둥이 보리쌀 보리개떡 보리서말만 있어도 처가신세 안진다 보리누렁에 반늙은이 얼어 죽는다 등의 수식어뿐 아니라 민족의 정서와 아픔을 대변한 이상화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하늘 푸른들이 맞붙은 곳으로” “고맙에 잘 자란 보리밭아”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에도 보리밭이 나온다.
그 옛날 달빛고운 보름이면 달빛아래 쓸어져가는 청보리밭 물결은 시골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우리의 시골 풍광이였다.
재넘어 학교길 보리피리를 불며 빈도시락 딸각거리며 다니던 길목에는 온 천지가 보리밭이였다.
보리가 누렁누렁 익을라치면 보리밭 이렁마다 꿩이 알을 품고 홰를 치고 속새밭 꼴지게를 받쳐놓고 장난기에 심신을 풀때면 어김없이 하던 장난이 보리서리였다.
처녀 총각이 밀애를 즐기던 곳도 보리밭이였고, 겨울철 연을 날리려면 어김없이 욕쟁이 할머니 보리밭을 가로 질러야만했고 욕쟁이 할머니 보리밭은 신작로가 되어 있었다. 욕쟁이 할머니가 욕쟁이가 된것도 악동들의 짖궂은 장난기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식량사정이 좋아 쌀도 남아도는 사정이라 식량으로 쌀보리를 재배하는 농가는 없을 터 별미로 다른 용도로 이용 목적으로 소작을 하는 것으로만 안다.
사천시 향촌동 도심 주변 쌀보리밭 3,000여평의 보리가 누렁누렁 익어가고 있다. 이제는 추억속에서만 익어가는 보리밭.
5월의 봄날 가족과 함께 나들이겸 푸릇한 봄의 추억을 만들어 보라.
취재: 박대을 취재부장
4000news@naver.com 2004년 05월 20일 9시 58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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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