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경도(硬度)
흙은 광물입자(자갈, 모래, 미사, 점토)가 절반 정도 차지하여 본질적으로 굳어지려는 역학성을 지니고 있다. 경도는 물체에 가해지는 힘에 저항하는 정도로 흙에서의 경도는 흙의 단단함과 연함을 표시하는 척도로 주로 입자의 구성비와 수분 함량에 영향을 받는다. 식물의 생육 특히 뿌리의 생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흙의 치밀도에 따라 지상부의 건전한 발육에 영향을 주게 된다.
토성으로 보아서는 극단적인 모래땅이나 찰흙은 생태적으로 딱딱한 문제 토양으로 경도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흙의 개량이 필요하다. 겉흙은 일반적으로 유기물 함량이 많고 단립구조가 발달되어 있어 부실부실한 부드러운 흙이고 속흙(심토)은 흙의 생성 과정이나 관리 면에서 표토에 비해 치밀하게 되어 있다.
흙의 단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미세광물입자는 칼슘, 철, 망강, 알루미늄, 규소 따위의 산화 수산화물과 함께 속흙으로 내려와 쌓이면서 딱딱한 반층(盤層)이 생기게 되는데 이 곳에서의 경도는 매우 높아 뿌리가 쉽게 뻗을 수 없다. 반층에는 그 특성과 집적물질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의 경반층은 대체로 산록 경사지에 분포되어 건습이 되풀이되면서 경화(硬化)되어 굳은 흙 층이 형성된다.
이런 지형은 과수재배 적지로 추천되어 과원이 조성되는데 초기생육 상황은 좋으나 해가 지나가면서 뿌리가 이 층에 이르게 되면서 과수는 비실비실 수세가 약해지게 된다. 연약한 세근이 이 층을 뚫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어 지상부의 생육이 저해를 받게 된다. 심토파쇄 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에는 도리 없이 폐원을 했지만 이제는 개량기술이 개발되어 어렵지 않게 정상적인 과수원으로 되돌릴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강한 호우에 의한 단립구조가 파괴되고 미세입자가 겉흙 표면에 얇은 켜(薄層)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층이 마르게 되면 단단해져 파종된 밭의 경우 발아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쟁기로 경운을 하면 일정한 깊이에 쟁기바닥이 지나가게 되어 이 부위에 단단한 층이 생기게 되는데 갈이에 의해 만들어진 층이라 해서 경반(耕盤)층이라 칭한다. 이 층은 계속적인 압밀로 다져져 주로 판상구조로 되어 있고 두께는 수mm 정도로 물리적 성질이 나빠 뿌리 뻗음이 불량하여 식물생육이 저조하다. 더구나 최근에 오면서 대형 트랙터의 경운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추세여서 압밀에 의한 경도의 악화는 점차 흙 관리에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경도의 측정은 야마나까(Yamanaka, 山中)식 경도계를 사용하는데 금속 원추에 용수철이 연결되어 토양에 직각으로 눌러 관입이 끝나는 때 후진한 원추의 길이(mm)로 표시하며 원추 부위가 받는 저항 (kg/cm²)으로 환산할 수 있다. 야마나까 경도계로 25mm 이상이면 식물의 뿌리 발육이 저해를 받아 심토파쇄로 토양개량이 필요하다. 일반작물 생육에는 경도가 18mm 내외로 유효 토심이 30cm는 되어야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