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특사경 도입으로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가 사회안전망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에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적 안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데믹의 대처와 극복 수준이 매우 ......

『 밀양공연예술축제 개막 영남루 ‘구름관객’ 』

제7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지난 20일 저녁 개막됐다. 밀양 영남루 특설무대에서 <화성에서 꿈꾸다(작·연출 이윤택)>가 개막작으로 공연되었고, 1000여 석의 객석은 만원을 이루었다.
'연극,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축제는 예년에 밀양연극촌 내에서만 진행되었던 공연을 밀양 시내로 대거 불러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상징적인 첫 관문은 밀양 영남루가 선택되었고, 그 상징적인 공간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는 역할은 역사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담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여름 밤 영남루 무대에서 선보인 <화성에서 꿈꾸다>는 올해로 7회 째를 맞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유감없이 보여준 공연으로 남게 되었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경기문화의 전당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이를 건축한 정조대왕을 소재로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이윤택 감독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으며,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민영기가 '정조대왕' 역을 소화하고 있다.
낡은 제도와 권력욕이 빚어낸 피바람을 잠재우고 참다운 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조는 정약용·서유구 등 젊은 실학자들을 등용해 수원 화성을 쌓는다. 그러나 왕권을 위협하는 정적들과의 정치적 반목과 갈등은 계속된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이같은 장중한 역사의 흐름을 순발력 있게 포착해내 속도감 있게 펼쳐 보이고 있다.
고난을 무릅쓰며 화성 건축을 이끄는 정조는 "아름다운 것이 힘이다"라고 말하며, "그 성은 우리가 꿈꾼 아름다운 세상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때 '화성의 건설'은 곧 '새 세상 건설을 위한 시금석'이 되는 셈이다.
이 대목은 여러가지 정치적 은유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화성 건설'이 곧 '연극'의 은유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이미 서울에서 여러차례 공연된 바 있지만, 밀양 영남루에서 '연극,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라는 슬로건과 만나는 순간 그 의미는 확장되었다. 극 중 등장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쌓는 일'은 곧 '세상속으로 들어가는 연극'의 발걸음과 절묘하게 겹쳐지고 있었다.
영남루의 선을 이용한 야외무대는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실제 '영남루'는 무대 위 세트의 한 부분이 되는데, 다름 아닌 '왕궁 세트'가 되는 것이다. 영남루 주변의 나무와 꽃은 그대로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김경수 무대감독은 "(서울) 경희루에서의 무대보다는 다소 축소되기는 했지만 객석과 무대의 간격이 가까워져 묘미가 더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전부터 분위기가 들떠 있던 객석에서는, 공연이 끝나자 "환상적이다"라는 탄성이 들려왔다.
뻥 뚫린 야외. 전통의 선이 살아있는 영남루가 전면에 떡 버티고 서 있는 모습.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 무엇보다 환호 갈채를 아끼지 않은 관객들.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진 채 제 7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개막식은 끝이 났다. 그리고 본격적인 연극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2007년 07월 26일 10시 45분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