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계곡에서 소리연습을 하니 목청이 금방이라도 트일 것 같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를 잊고 우리의 가락과 춤사위를 배우려는 열기가 도내 곳곳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3시 산청의 지리산 중산리 계곡. 이곳에서 20여명이 폭포수 속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치고 올라가도록 목청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들은 목청을 트기 위한 이른바 ‘득음’에 열중이었다. 참가한 이들은 초·중·고생 등 주로 학생들이고 일반인도 일부 있었다.
창원의 손양희 국악예술단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지리산 산공부는 목청 가다듬기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체력단련과 인내심을 키우기 위한 등산을 비롯. 물놀이 및 장기자랑을 통한 협동심 배우기. 학과 공부 및 소리 예·복습. 판소리·가야금 및 장단 배우기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9일까지 계속되었다.
이번에 참가한 박세현(창원명곡고2)군은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를 장단 삼아 소리공부를 하는 것이 신선놀음처럼 느껴진다”면서 “자연인으로 돌아가 생활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일이란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보존회가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고성오광대 하계학생전수 현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3일 고성읍 동외리 고성오광대 전수회관에는 제3기(지난달 30일~5일)로 들어온 한성대 이화여대 등 60명의 대학생이 오광대 춤사위 배우기에 빠져있었다. 이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짓 하나 하나를 따라하면서 우리 춤의 맛을 느끼려 하고 있었다. 이들은 1주일동안 고성오광대의 기본무와 과장별 춤을 익힌 후 선생님들 앞에서 탈을 쓰고 직접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공연 후에는 선생님들의 평가와 1주일간의 전수생활의 회포를 푸는 뒤풀이로 이어진다.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일주 단위로 모두 8주차까지 이뤄지는 이번 하계연수에는 전국 22개 대학에서 340명이 접수를 해 연수를 받고 있다.
진주의 큰들문화예술센터가 지난 2일 시작한 큰들사물놀이교실에도 우리가락 배우기의 열기로 넘친다. 교사들과 직장인 등 10여명이 장구. 북. 꽹과리. 징 등의 사물놀이를 전수받기 위해 강사의 강의와 실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강좌에 참가한 박종무(48·자영업)씨는 “평소 우리가락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강좌에 참여했는데 배우다보니 저절로 어깨춤이 덩실하고 엉덩이가 들썩거린다”면서 “그동안 진부한 것으로 느껴졌던 우리가락의 진정한 멋을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