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화제의 새책] 긴 머리 여자아이 』
 |
《긴 머리 여자아이》는 중국 서남부 산간 지방에 사는 먀오족(苗族)의 설화를 그린 책이다. 먀오족은 갑골문자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민족으로, 오랜 역사만큼 많은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책은 머리카락이 시냇물처럼 긴 여자아이, 말을 하는 사슴, 하늘을 나는 산도깨비가 등장하는 중국 먀오족의 설화다. 어린이들은 설화 속 판타지 세계에 쉽게 빠져든다. 갖가지 상징과 은유가 넘쳐나는 이야기가 환상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먀오족의 설화 가운데 시냇물처럼 머리카락이 긴 여자아이가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해 고통을 겪는 마을 사람들에게 샘물이 있는 곳을 알려 주어 마을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물을 끌어온다는 것은 생명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 작품은 여성과 물에서 생명의 근원을 찾고 있다.
긴 머리 여자아이는 용감하다. 사나운 들개로부터 사슴을 구하고,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샘물의 위치를 알려 주며, 산도깨비의 위협 속에서 기지를 발휘해 도망쳐 나온다. 긴 머리 여자아이는 처음부터 용감하지 않았다. “강물처럼 찰랑이고, 샘물처럼 촉촉하고, 물방울처럼 반짝이는, 아주 긴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할 정도로 고민하고 주저했다. 하지만 자신의 희생으로 마을 사람 모두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용기 있고 지혜로운 ‘여자아이’를 보면서 우리는 용기와 희생이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 《국어 말하기·듣기》교과서에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이 되어 생각해 보기’ 단원이 있다. 《긴 머리 여자아이》는 선택의 기로에 선 긴 머리 여자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 이 단원을 공부하는 데에 보조 교재로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천롱(岑龍)은 《긴 머리 여자아이》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그림책 작가이자 화가이다. 천롱의 아버지는 중국의 세계적인 인류학자인 천자우(岑家梧)다.
천롱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중국의 역사와 소수 민족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왔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그림책 작업에도 이어져 역사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을 주로 펴내고 있다. 2005년 12월 08일 9시 37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