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특사경 도입으로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가 사회안전망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에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적 안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데믹의 대처와 극복 수준이 매우 ......

『 그림 세계엔 장벽 없다 』

“뉴욕이요? 제 작품전이 열리는 곳인데 물론 가고 싶지요. 그러나 지난해 서울 전시회에도 가지 못했는데, 어떻게….”
미국 뉴욕 아트게이트 갤러리에서 지난달 31일부터 26일까지 ‘가능성으로부터 현실로’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갖는 카툰(1컷짜리 만평) 작가 지현곤(47)씨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 나온다.
그의 작품전은 지난해 7월과 8월, 서울 남산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 1·2차 전시회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서울 전시회 당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관계자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외출’을 거부했다. 휠체어에 20~30분 이상 앉아 있기 힘든데다, 용변을 혼자 해결해 오던 그로서는 ‘마지막 자존심’마저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척추결핵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40년 동안 어머니 박선이(74)씨의 보살핌을 받으며 마산시 월영2동 2층 단칸방에서만 지내 왔다.
“스님이나 수도사들도 참선이나 기도를 하면서 칩거합니다. 사실상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지요. 왜 장애인이라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제안했을 때 그가 했던 말이다.
3남 4녀 중 장남인 그는 한글도 배우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동생들이 빌려다 주는 만화책을 보며 한글을 깨우쳐 나갔다.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을 보면서 ‘말 칸’에 있는 글의 뜻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한글을 깨친 후, 책이란 책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림은 만화를 따라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죠. 그러다 만화잡지에 독자투고를 했고, 32살 때인 1993년 대전국제만화영상전에서 처음 입상을 했습니다.”
펜으로 가늘고 짧은 선을 아트지에 빼곡히 채우는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구사하던 그는 전국적인 만화 공모전에서 잇따라 큰 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모든 것을 스스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에 따른 작가로서의 이론적 한계를 느꼈다. 그러나 당시 임청산 공주대 만화학부 교수의 격려에 힘입어 보다 체계적인 작품활동에 들어가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지난해 서울전도 교수님께서 주선하셨어요. 이번 뉴욕전은 서울시가 1억원을 부담했어요. 제가 사회의 이런 도움에 어떻게 부응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네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의 방편으로 삼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는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카투니스트 ‘기예르모 모르디오’와 같은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2008년 04월 03일 10시 53분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