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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중앙고 교과서 밖의 시집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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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무엇일까요? 이 물음에 대하여 우리는 최소한의 대답도 마련할 수가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이 물음에 대해 우리는 배우지도 않았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물음의 대답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합니다. 아쉽게도 우리들의 교과서는 이 질문과 대답을 한 번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학교도 선생님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이 세상 어떤 사람도 들려주지 않았습니다.’(‘여는 글’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1년 동안 고민하고 만든 책이 있어 화제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에서 만든 『현대시 맛있게 읽기』가 바로 그 책이다.
우선 눈에 확 띄는 것이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판형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당장 서점 가판대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겠다. 내용은 더욱 좋고 새롭다. 시인 강은교에서 시인 황지우까지, 총 5부로 나누어 엮은 시들은 더러는 파격으로 더러는 서정적 안정감으로, 낯선 충격과 따뜻한 위로로 다가오게끔 묶었다. 김승일 같은 아주 젊은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는 것도 새롭다.
맛있는 현대시가 많다. 문학교과서에조차 가르쳐 주지 않는 시, 수능 문제에 나오지 않는 시가 더 많다. 시는 ‘결핍의 소산’이고 ‘교훈도 설명도 의미도 도덕’도 아니고, ‘좋은 시도 나쁜 시도 없’다는 말이 눈길을 끈다. 시를 통해 ‘나’를 버리고 ‘나’를 잊고, 또 다른 ‘나’를 만나서 결국은 ‘나’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 가는 것이 이 책을 만든 이유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삼천포중앙고등학교 편집부학생들의 눈빛에서 문학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가 있다.
이창곤 교장의 새로운 기획 아래 지도교사, 편집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머리를 맞대어 만들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시편들이 평생을 간다고 생각을 하는 이 교장은 ‘이성과 감성은 똑같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입시교육뿐만 아니라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지금의 삭막한 교육여건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값지고 가치 있는 교육활동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입시교육의 매너리즘에 빠진 우리 교육 현실에 시가, 문학이 던지는 날카로운 화살촉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사천시 명문대 진학 지원금으로 모두 175쪽 분량의 500부 한정판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시 맛있게 읽기』를 손에 쥔 학생들이 모두 환하게 웃는다. 시처럼! 시인처럼!
2011년 11월 24일 11시 17분 / 교육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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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