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좋자 지방도매시장서 790여t 거래

러시아산 생배추가 수입되고 있는 데 이어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중국산 생무가 지방도매시장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매시장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8월 초부터 현재까지 중국산 생무 790여t이 수입돼 인천과 마산 등 지방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제까지 무는 주로 절임 형태로 수입돼왔다.
중국산 생무가 국내 유통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견본품용으로 2001년에 수입된 사례도 있었지만 실제로 국내에 유통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척에 따른 부패의 우려 때문에 수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당초 예측과는 달리 중국산 생무가 국내에 실체를 드러냄에 따라 산지 및 소비지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최근 중국산 생무가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국내산 무의 작황부진으로 최근 무 5t 상품이 800만~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산 무값에 중국산 생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동진 가락시장 대아청과 영업부장은 “무값이 사상 유례없는 강세를 지속함에 따라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되고 있다”면서 “많은 물량이 수입되기는 어렵겠지만 중국산 무가 지방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내산 무값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에 중국산 생무가 국내에 상륙한 것을 계기로 국내 무값이 조금만 오르면 중국산 생무가 수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광형 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그동안 무는 외국산이 수입되지 않아 다른 농산물에 비해 수입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으로 인식돼왔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중국산 생무가 수입되면서 앞으로는 국내 무값도 중국산 생무의 수입량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