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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청우 <발자국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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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마을, 쌀집 간판이 걸린 빈 가게에 값싼 작업실을 찾던 젊은 화가가 세를 든다. 마을 사람들은 "30여 년간 쌀을 팔던 곳에 왜 쌀이 없느냐?"라는 말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이런 말에 계속 시달리는 화가는 결국 주민들이 스스로 쌀을 퍼가는 셀프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오는 28일(토) 거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르는 연극 <발자국 안에서>(극작 고연옥·연출 김광보)는 개인의 삶이 다수의 영향력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꿰뚫는다.
김광보 연출가는 '연출의 말'을 통해 "완고하게 규정된 틀 속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흡수돼 버리고 마는, 뒤늦게 인식하고 벗어나려 발악하지만 종국에는 파멸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밝혀뒀다.
<발자국 안에서>는 2007년 서울연극제 작품·희곡·연출상을 휩쓸었다. 이후 2007년 삿포로 아트스테이지 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2008년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공식 초청 등 국외에서도 주목받았다.
‘곱씹으며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사들' ‘철학 책 한 권을 읽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속에 세상을 볼 수 있었다' 등 관객 평을 보면, 어떤 작품인지 알게 해준다.
호평도 잇따랐다. 평론가 이미원 씨는 <한국연극> 2007년 6월호를 통해 “<발자국 안에서>는 인간에 대한 사유가 인생의 꿈과 목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었다"며 “그 은유가 관객들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됐으며, 소위 다수의 규정된 틀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며 추어올렸다.
또, <공연과 이론> 2007년 여름호에서 평론가 김옥란 씨는 “재미있는 건 ‘쌀집'이라는 고정된 공간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움직이는 집의 공간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그런 ‘떠도는 집' 이미지는 이 극의 근원에 놓여 있는 세상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했다.
얼떨결에 그림 그리다 만 파지에 쌀을 담아주면서 젊은 화가는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극은 마을 사람들과 화가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공간에 집착하는 개인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도 보이고 있다.
<발자국 안에서>는 극단 청우의 작품이다. 극단 청우는 <인류 최초의 키스> <웃어라 무덤아> 등 철학적 메시지와 사회적 주제의식을 갖춘 연극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 공연은 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08 창작 팩토리' 우수 공연 재공연 지원 선정작 중 하나다. 2009년 02월 26일 11시 47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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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