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류 흡수해 이어짓기 피해 줄여

◆호밀의 우수성=내년부터 유기농업 농가는 공장형 축분 퇴비를 사용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쌀겨농법과 겨울 동안 콩과나 벼과 목초를 길러 갈아넣는 초생재배가 거론된다.
그 중에서도 호밀은 이어짓기 피해의 원인인 염류를 빨아들여 없애고, 병해충의 잠복 및 중간서식지를 부수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호밀을 3~4년 계속 심으면 부식함량이 4% 이상 되고 미생물도 많은 매우 좋은 토양이 된다.
미질 향상을 꾀할 수도 있다. 쌀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이삭거름을 주지 말아야 하는데, 화학비료를 줄 경우 생육 초기에 질소질 성분을 다 소모해 이삭수가 줄고 제대로 크지 못하는 비료기 끊김 현상(비절)이 나타난다.
?할 수 없이 이삭거름을 주다보니 미질이 떨어지게 된다. 호밀을 심어 10a(300평)에 3.5t 정도 넣어주면 약 6㎏의 질소성분을 공급하게 된다. 특히 이것은 생육 후기 들어 서서히 벼에 공급되기 때문에 이삭거름을 생략할 수 있게 된다. 생육 초기에 부족한 비료분 공급은 깻묵 등 유기질 비료로 대신한다.
?자운영과 헤어리베치 등 콩과 목초를 권장하지 않는 것은 비료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공중에 날아다니는 질소를 잡아채서 활용하는 까닭에 10a에 1.5t만 베어 넣어도 질소가 10㎏ 이상 공급된다. 따라서 생육 후기 도열병이 발생하고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을 우려가 높다.
?◆호밀 재배 때 유의점=우선 모내기 4주 전에 로터리쳐 호밀을 쓰러뜨려 잘라 놓는다. 10일 후에 2차 로터리 작업을 하고, 다시 10일 후 3차 작업을 마쳐 완전히 부숙시켜야 한다. 땅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다음 가스 분해가 끝나고 흙이 가라앉으면 그때 모내기를 한다. 보통 모내기 전 2주 정도에 로터리 작업을 하다보니 가스장해와 질소기아 현상을 만나는 것이다.
?다음으로 파종이 중요하다. 벼 베기 1~15일 전 10a에 호밀 씨앗 15~18㎏을 동력살포기로 파종한다. 손파종을 하면 벼 잎줄기에 호밀 씨앗이 얹혀 있다가 콤바인으로 수확할 때 다 올라온다.
또한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는 씨앗을 뿌려야 한다. 이보다도 늦어지면 겨울철 생육이 부진해 녹비가 얼마 생산되지 않는다. 제때 파종하여 4월 말 이삭이 나오고 호밀의 키가 120㎝쯤 됐을 때 쓰러뜨리면 섬유질과 부식함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배수로 정비도 꼭 해야 한다. 남부 평야지역의 농가들은 배수로 만드는 일이 일반적이지만, 한강 이북에서는 배수로를 내주는 농업인들이 드물다. 하지만 4~5년에 한번은 반드시 겨울철 습해가 발생하므로 배수로 정비를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