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좋은 사과가 먹기엔 좋을지 모르나 몸엔 좋은 것이 아니다

“해충이 와서, 또는 예방을 위해 농약을 치는 경우가 많겠지만 습관적으로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농약을 치던 때에 치지 않으면 작물이 다 병들어 죽을 것만 같아 불안해 잠을 잘 수가 없다.
아무리 작황이 좋아도, 해충 한마리가 눈에 띄지 않아도 때가 되면 농약을 쳐줘야 마음이 놓이고 잠이 온다”
아마도 일반화학농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농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더욱이 사과농사와 같이 잘못되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과수농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흔히 사과는 농약 없이 열매 맺기 아주 힘든 농작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일반화학농업으로 사과농사를 짓는 경우 한 해 약 15회 가까이 농약을 뿌린다고 한다. 그야말로 농약과 함께하는 농사이다. 이러니 생산자의 몸과 건강은 어떨까? 또 이것을 먹는 사람들의 건강은 어떨까?
그러나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사과농가는 농약을 줄이고 줄여 농약 치는 횟수를 약 5회까지 줄이기도 한다. 그것도 발암성?고독성으로 알려진 농약을 배제하고 독성이 약한 것만을 사용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맹독성의 녹색악마인 제초제를 배제하고 고된 풀베기 작업으로 벅찬 농사일을 견뎌내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농업 사과농사를 실천해온 생산자에겐 헤아릴 수 없는 시행착오와 엄청난 손실이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농약을 멀리하고 화학비료를 배제하는 친환경농업을 하는 과수원 땅에서는 개구리와 지렁이, 땅강아지가 발견되고 풀밭에는 메뚜기나 사마귀같은 곤충이 뛰어다니는 등 생명이 살아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아직 우리 나라의 자연조건에서는 농약을 완전히 배제하는 사과농사를 기대할 수 없다. 아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농약을 완전히 배제하는 사과농사를 하려면 정말 볼품없는 사과는 물론이거니와 70~80%의 수확량 감소에 따른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래서 사과농사에서는 어떤 농약을 사용하는지, 농약을 몇 번 치는지가 오히려 중요하다.
?친환경농업으로 생산된 사과는 병충해를 견뎌낸 탓인지 사과의 때깔이 연하고 표면이 거칠다. 또 때로는 응애나 진딧물 피해를 입은 탓에 꺼먼 흔적도 남아 껍질이 꺼칠꺼칠하다. 겉모양이나 생김새야 일반화학농업으로 재배한 것보다 못하고 수확량에서 뒤지나 맛과 안전성 만큼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친환경농업으로 재배된 사과는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예전의 사과 맛을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우리의 옛 속담도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몸에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