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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술년 해설-‘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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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헌신하는 충복(忠僕)의 상징
오래 전 국내에 소개된 유럽 영화 중 <개 같은 내 인생>이라는 것이 있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한 사람 중 대다수가 마치 ‘욕’인 듯한 그 제목에 오해를 했다.
마치 꼬일대로 꼬여 밑바닥까지 떨어진 3류 인생을 풀어놓은 듯한 느낌을 ‘개 같은 내 인생’이라는 말에서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12살 아이의 순박하고 따뜻한 성장 영화로, 유럽의 관습에서 볼 때 이 제목은 ‘욕’이 아닌 정감있는 ‘좋은 뜻’이라고 한다. 우리 주위의 동물 중 가장 흔히 접하고 또 가장 친밀한 관계를 가진 것 중 하나가 바로 ‘개’다.
개는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해 사람을 잘 따르며, 특히 주인에게 충성심을 보인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하며, 자기의 세력 범위 안에서는 대단한 용맹성을 발휘한다. 개는 또 12간지 동물 중 11번째로, 방향으로는 서북서, 시간으로는 오후 7시부터 9시를 가리킨다. 또 음력 9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으로, 개는 이 방향과 이 시각에 오는 사악한 기운을 막는 동물신이라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을 위해 헌신하는 충복의 상징처럼 함께 하는 것이 바로 ‘개’. 주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이야기나, 헤어진 주인을 찾아 먼 길을 혼자 찾아오는 이야기는 개의 헌신과 충성을 표현하며 자주 회자된다.
옛날부터 개는 집지키기는 물론이고 사냥·맹인 안내·호신 등의 역할을 했으며 잡귀와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진다.
때로는 구박과 멸시, 버림을 받고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도 하며, 사람이 개를 버려도 개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친근함과 능력으로 인해 민화 등 각종 그림 속에서 개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개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풍경처럼 존재한다.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개를 ‘가족’이라고 하며 소중히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드라마나 CF에 나오는 개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평생 뛰지 않는 개’라는 설명이 붙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안내견 ‘강토’, ‘빛은 희망’이라며 시골 마을의 모습을 담은 한국전력의 공익광고에 나오는 개와 강아지들을 보면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손주들을 ‘우리 강아지’라며 예뻐하는 표현부터 갖가지 ‘욕’에까지 두루 등장하는 ‘개’. 그만큼 개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맺어져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지난해 말부터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개는 바로 복제개 ‘스너피’. 스너피가 진짜 복제개이든 아니든, 우리의 인생과 행복은 복제된 것이 아닌, 각자에게 진실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2006년 01월 05일 9시 04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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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