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간에는 어머니의 56번째 생신이었습니다. 장성한 4남매가 축하도 해드리고 더 따뜻한 모습들을 보여 드려야 했는데 일요일에 잠깐 얼굴만 뵙고 그냥 와버렸습니다. 그래도 서로 웃으며 얼굴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신다는 말씀은 자식으로 함께 해 오면서 변함없이 들려주신 말씀이었습니다.

하루 일찍 찾아뵌 인사 때문인지 정작 생신 당일에는 저희가 바쁘다는 핑계로 생신축하 드린다는 말 한마디 못했었습니다. 곁에서 섬겨 드리지도 못하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함에 죄송한 마음뿐이었는데 이 날 전화 한통화 못해 드림에 어머님께서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눈에 선했었습니다.

그 다음날 죄송한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도 들판에 나가 햇볕을 맞으면서 밭일을 하셨다는 소식을 겨우 저녁 되어서야 어머니의 목소리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 많이 서운하셨죠.” 35년의 시간동안 노심초사 함께 해 주신 사랑에 저희가 다 헤아리지 못했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 더 많은 시간들을 어머니와 얘기 나누는 시간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늘 심려만 끼쳐드렸는데... 더욱 건강하시구요...어머니, 사랑합니다. ....큰 아들...

-2000년 7월 31일~8월 6일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