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농지법개정안’입법예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농업경영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의 임대가 허용돼,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에게 농지은행을 통해 5년 이상 빌려주는 조건으로 규모에 관계없이 농지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농업인이 대표이사를 맡지 않은 농업회사법인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되며 윤작이나 자발적인 생산조정 등을 위한 한계농지의 휴경도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농업진흥지역 내 진흥구역 안에 농업인 소득이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농림부는 지난 23일 농지 소유 및 이용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농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7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지소유·이용=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 농지를 구입한 뒤 신설되는 농지은행을 통해 농업인 또는 농업법인에게 5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경우 그 기간 동안은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한다. 지금은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농업경영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 질병·징집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임대를 허용하고 있다.
또 비농업인이 상속받거나 8년 이상 농사를 짓다가 이농한 뒤 갖고 있을 수 있는 농지는 지금처럼 1㏊ 미만으로 제한하되, 농업기반공사를 통해 농업인 또는 농업법인에게 5년 이상 장기 임대할 경우 임대기간 동안은 1㏊가 넘는 농지도 계속 소유할 수 있게 한다.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취득도 쉬워진다. 대표이사와 집행이사의 절반 이상이 농업인이어야 하는 요건을 폐지하고 농업인 출자액도 총 출자액의 2분의 1 초과에서 4분의 1 초과로 완화, 농업·농촌기본법에 따라 세운 농업회사법인이면 농지를 취득할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윤작·자발적 생산조정 등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한계농지 등도 휴경을 허용하는 대신 휴경으로 토양의 침식·유실 등 인근 농지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원상회복 명령이나 대집행 등을 통해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지금은 자연재해나 질병·징집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휴경을 허용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처분하게 돼 있다.
◆농지보전=농업진흥지역 내 진흥구역에 생산자단체가 김치공장이나 농산물 판매점 등 농업인 소득 및 편의증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대신, 보호구역은 대기오염물질·폐수 배출시설 등의 설치를 제한하는 제한행위 열거방식에서 허용행위 열거방식으로 바꿔 관리를 강화한다.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의 경우 농지전용허가를 공장·창고 등 시설별 면적기준에서 시설기준으로 바꾸는 등 전용규제를 완화한다.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할 때 부과하는 농지조성비를 농지보전부담금으로 개편, 농지조성 외에 영농규모화사업 및 농지매입재원으로 활용한다. 또한 부과기준도 상대적으로 농촌지역에 불리한 현행 대체농지조성원가에서 공시지가로 변경, 농촌지역 투자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대도시 근교의 농지개발이익을 환수해 농촌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농지은행=농지의 매입·매도 및 수탁·비축 등을 통해 농가경영규모 확대를 촉진하고 농지수급조절기능을 담당한다. 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의 농지를 사들인 뒤 다시 해당 농업인에게 장기간 임대하는 형식으로 경영 회생을 지원한다. 매입농지에 대해서는 농지를 판 농업인이 되살 수 있도록 환매권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