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특사경 도입으로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가 사회안전망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에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적 안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팬데믹의 대처와 극복 수준이 매우 ......

『 최송량 시인의 '사천문학의 어제와 오늘'(상-4) 』

4. 동인지 시대
박재삼이 우리 고장을 떠난 이후에는 한동안 문학의 공백기(空白期)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50년대 후반에 이르러 박재삼과 동기이거나 후배들이 다시 모여 우리 고장의 문학발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게 되는데 청포도(靑葡萄)문학 동인이 바로 그것이다.

초창기 동인들의 면모를 살펴 보면 박재삼과 동기동창인 김재봉(金在俸), 송기태(宋基太), 여상영(余尙榮), 박남평(朴南平)과 남녀현(南如鉉), 배판도, 장도성, 정상돌(鄭相乭), 박건(朴健)등 7명이 청포도문학동인회를 결성, 동인지를 발간하면서 『사천문학』의 맥을 이었다.
그러나 동인들의 이주로 단명(短命)으로 끝나고 말았으나 그 뒤를 이어 최송량(崔松良), 김홍태(金洪泰), 박재두(朴在斗), 조정만(趙正萬), 장용근(張容根) 등에 의해 『미완성(未完成)』, 『야항선(夜航船)』 등의 동인지가 나오면서 활발히 문학 활동을 전개하였으나 모두가 한결같이 오래 가지 못하고 단명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보다 앞서 1960년에는 삼천포 문화협회가 주최한 제1회 삼천포 문화제가 개최되었는데 그 행사의 하나로 한글시 백일장을 개최하여 정상돌과, 전영순(全永淳)이 장원을 하고 박건이 차상을 차지하였다.

박건(朴健)은 1962년 부산일보의 신춘문예에 시가 입선되기도 하였으며 1965년 박재두(朴在斗)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목련」이 당선되고 최송량(崔松良)이 시조문학동인 율(律)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 이후 청운독성회는 1962년 『미완성』 3호 출판기념회를 그 해 10월 선구동 황혼다방에서 개최하게 되는데 당시의 출판기념회 회순을 보면 회장의 인사말씀, 최일규(崔一奎) 시의회 의장, 최낙선(崔洛璇) 교육장의 축사가 있었고, 천석문의 연혁보고와 최송량의 문협에의 제언, 시작품 낭송으로 이어졌다.

당일 시낭송은 강대섭의 「허술한 미소라도」 안동수의 「풍색(豊色)」 최송량의 「한나절을 위한 시」 오춘갑의 「오열의 장」 곽대순의 「구름」 고홍자의 「소녀의 밤」 오도세의 「고향의 노래」 천년자의 「무제」가 낭송되었다.

이어서 작품에 대한 소감과 대담 ‘향토 문화발전에 대하여’ ‘청운독성회 향상의 길’ 등이 논의되었는데 당일 사회를 맡은 김재봉 음협 지부장은 완성과 미완성의 차이, 독서의 필요성, 작품을 통한 인간성 회복, 문협이 해야 할 책무에 관하여 평소 소견을 피력했다.

또한 칠인동문회(청포도동인이 칠명이었음으로 칠인동문회라 하였음)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으며 자랑스러운 only one의 서클이 되기 위하여는 피나는 창작활동을 하여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박건 시인은 1962년 벽두인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선구동 수월다방에서 제1회 시화전을 가졌다. 박 시인은 ‘첫 소리’라는 인사문을 통해 “늘 푸르른 바다 곁에서 몇번이듯 부르짖은 마음의 호소는 항시 텅빈 소라 껍질의 내벽만을 선회하고 말았습니다. 이제사…. 모래성처럼 가슴 깊이 쌓인 이 설움의 노래들을 정든 지바퀴에 돌려 한 번 실컨이나 울어보고 부드러운 매들을 맞아 볼려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림에는 문계수 화백이 맡아 박 시인의 시를 더욱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시 「모래알처럼」, 「달밤의 서정시」, 「바다가 부른 소녀」(이 작품은 부산일보 각종 신문, 문예지에서 일년에 한번 문학작품을 공모해 당선된 자들을 등단시켜 주는 통로. 그 발표가 봄에 이루어진다 해서 新春문예라고 함. 가작 작품임), 「가로등」, 「이별」 등 20편이 전시되었다.

박종만(朴鍾萬) 시인의 시화전이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선구동 양지다방에서 열렸는데 박 시인은 인사말을 통해 “시라기보다 낙서에 가까운 글들이지만 미완성 된채…. 주저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얼굴을 들었습니다. 오늘의 미완성은 내일의 완성을 위하여 노력함을 다짐하고픈 필요 이상의 말도 하고 싶었습니다. 끝으로 아낌없는 지도와 좋은 말씀 많이 주시길 바라오며….” 라고 인사하고 있다.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으로는 「해류」, 「해녀」, 「황혼이 깃든 다방」, 「밤의 소곡」, 「비가」 등 19편이다.

1963년 5월 『야항선(夜航船)』의 동인들이 회원을 확충하고 재정비하여 회색(灰色)문학동인회를 조직하여 활동을 해오다가 회색이 회색분자(灰色分子)의 약칭이라 사상성(思想性)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에 따라 고향의 향내가 물씬 풍기는 어화(魚火) 즉, 고기잡는 배에서 밝히는 불의 뜻인 어화로 개칭하고 다시 문학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던 중 당시 삼천포교육청에 재직 중이던 정시운(鄭時雲), 하연승(河然承), 박남조(朴南祚), 방인영(方仁永), 김종수(金種洙) 등을 신 회원으로 맞아들이고 63년 6월 1일 창립기념으로 현 삼천포초등학교 정문 벽을 이용하여 가두벽시화전을 개최하고 그해 10월 9일에는 제1회 어화문학동인회 한글날 기념 시백일장을 노산공원에서 개최하였다.

그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문학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공백(空白)기간을 갖게 되었다. 1963년 9월 13일부터 16일까지는 진주의 설창수 시인과 난정 박근식 사진작가의 ‘시와 사진의 합작품전’이 선구동 상록수다방에서 열렸다.

시와 사진의 합작품전을 열기 위하여 전시회발기위원회(관내 유지 및 예술인)를 구성하였는데 40여명이나 되었다. 작품은 파성의 시 「독립의 노래」 외 30편이 사진과 함께 전시되었고 9월 16일 오후 8시 30분에는 삼천포문화협회의 주관으로 파성 초빙 문학의 밤을 개최하기도 했다.

우보 박남조 시인의 개회사에 이어 파성의 약력 소개, 박선자 양의 「한송이 백합」 축가 시낭송과 문학강연이 있었다. 파성은 개천예술제를 11회 주재하고 『영문』을 발행한 시인으로 너무 유명한 향토시인이다.

1964년 6월 14일부터 19일까지는 삼천포 중·고등학교 동창회가 후원하는 학생 시화전시회가 태양다방에서 5일간 개최되었는데 이들 학생들은 후일 문인으로 등단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기도 했다.

출품자 중 등단한 작가로는 당시 고1년의 김인배는 소설가로 현재 진주삼현여고에 재직 중이고 고3 박일은 부산에서 교직생활을 하는데 아동문학과 시로 등단한 문인이다.

예총 삼천포지부는 “생활의 전쟁터에서 고갈의 세정, 각박한 인정, 살벌한 표정을 씻기 위하여 향수 닮은 자세로 승화시켜 현실을 달래어 보는 것도 난경을 극복하는 좋은 길임을 자부하면서 이번 저희들은 예총 문인협회에서 발간한 협회지 『야항선(夜航船)』의 출판기념회를 갖게 되었음”을 설파하고 있는데 문학협회는 그 해 2월 25일 오후 7시 상록수다방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새롭게 문협이 태어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1964년 당시 어화문학동인회는 1963년 5월에 발기한 회색문학 동인회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사상성이 좋지 않다는 정보에 따라 1964년 10월에 어화문학동인회로 개칭하고 64년 12월 25일에는 제2회 시거리(魚火) 동인 시화전을 개최하게 된다.

어화문학동인(전 회색문학동인)은 그동안 제1회 임간(林間) 시화전을 개최(1963년 6월)하여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성신여대 박물관장인 대훈 장윤우(張潤宇) 시인이 노산에서 열린 시화전을 보고(장윤우 시인은 시인이면서 화가로도 유명한 분임) 좋은 발상이라며 최송량 시인의 「심심사(深心寺)에서」라는 시에 싸인을 해 주고 간 일화를 남겼다.

어화문학동인들은 1964년 8월 진주의 경남일보사에 납량시화전을 지상을 통해 열고 작품을 평가받기도 했으며 진주의 원로시인 동기 이경순 시인의 지도를 많이 받기도 했다.

2001년 12월 24일 11시 29분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