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 이성희)가 11월 1일 강제폐쇄하기로 했던 사천시청 기자실이 기자실 바로 옆 정보통신담당 사무실로 이전한다.

총무과 관계공무원에 따르면, “기자실이 정보통신담당으로 이전하고 정보통신담당이 기자실을 사용토록 조치를 취했다. 이전에는 특정기자들의 전용공간으로만 사용하던 것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개방하겠다. 지난 10월 30일자로 이런 이전조치를 내렸으며 10월 5일부터 이전한 장소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명칭도 보도실로 바꾸기로 했으며 기자실에 근무하던 여직원은 문화공보실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계공무원은 장소를 이전하더라도 임대 계약체결은 하지 않고 현행대로 무료로 공간을 사용토록 할 것임도 밝혔다. 시 집행부의 이런 조치에 대해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는 ‘기자실 반납에 따른 우리의 입장'이란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해 “사천시청 출입기자단에서는 우리의 요구에 그 뜻을 같이하여 ‘군사독재정권 이후 40여년간 해묵은 구시대적 산물인 기자실을 자진 반납한다'라는 대의적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으며, 이러한 결정은 전국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선진 개혁의식에서 나온 고심에 찬 파격적인 결정이라 할 수 있을 것"라고 밝히고 “우리는 시민들이 가장 드나들기 수월한 위치에 열린 공간을 설치하여 시민이면 누구나 원하는 행정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각종 언론의 기자들도 이 공간에서 일반시민과 동등하게 기사를 수집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을 시 집행부에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집행부의 이런 조치와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의 입장표명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언론에서는 시청 기자실이 모든 기자와 시민에게 개방되는 열린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적극 주장하거나 이런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관련 인터넷상에서는 “…직협은…기자들과 사천시의 교묘한 술수에 놀아난 것도 모르고 착각에 도취돼 도돌이 장단에 춤추는 형상이다.…현재 직협은 기자실 폐쇄나 반납에 따른 여타 상세한 사항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채 그냥 기자들이 스스로 기자실을 자진반납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여부를 알아본 결과 직협 집행부의 주장과는 판이하다. 기존 기자실을 바로 옆으로 위치를 옮겨 명패를 ‘기자실'에서 ‘보도실'로 바꾸는 것이 전부란다.…"는 매우 강도높은 비판의 글이 게재되자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측도 반박문을 게재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와 관련 경남도민일보 노동조합(위원장 임용일)과 경남도민일보 기자회(회장 김주완)는 10월 28일자로 ‘사천시청 기자실 폐쇄논란에 대한 경남도민일보 노동조합과 기자회의 입장'을 발표해 사천시청 기자실이 몇몇 출입기자들만의 편의를 위한 폐쇄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공개행정을 실현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개방적인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히고 이같은 개방적인 공간으로 개선될 때까지 기존의 사천시 기자실은 일체 이용하지 않겠다는 사천파견기자의 ‘탈기자실' 선언을 하고 이같은 입장을 10월 29일 오후 사천시에 전달했으며, 10월 18일 기자실 폐쇄와 관련 지지성명서를 발표했던 사천민주단체협의회는 “기자실을 시민들에게 열린공간으로 개방하고 여직원을 관련부서로 복귀조치를 내린 사천시와 이를 받아들인 기자단의 결정, 그동안 이와관련 노력해온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에도 격려와 지지를 보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이후 사태추이와 진행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시청 기자실 폐쇄와 관련해 기자실 이전조치로 일단락돼 새 국면을 맞고 있지만 당초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가 목표로 했던 ‘폐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결국 사천시민들이 이런 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기자실 존폐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겨진 셈이다.

이동출 기자(dclee@4000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