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앞에 서면 조마조마


김정미(가명·30)씨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있는 30세의 여성이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항상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손님을 만나 상품을 소개하는 일이 너무 힘이 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비웃지는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에 힘들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 컴퓨터를 다루는 직종으로 직장을 옮길까 생각하고 있다.

위의 사례와 같이 남의 시선이나 평가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상황만 되면, 불안하여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대인공포 증은 의학적 공식적인 명칭으로 ‘사회불안(공포)증’이라고 불린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기에,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당하는 심리적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실제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고통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연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구의 3~10% 정도에서 이런 질환을 평생 동안 한 번 이상은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대인공포증하면 발표 불안을 자주 떠올리지만, 이런 상황 외에도 개개인에 따라 두려워하는 상황이 천차만별이다.
과거에는 사회불안증을 단순히 약물치료(항우울제나 항불안제)와 분석적 면담을 위주로 한 치료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약물치료로는 신체적인 증상의 일부에만 효과를 볼 뿐, 사회 불안증을 완전히 치유하기에는 상당히 어렵다. 또한 분석적 면담도 일부분의 증상 호전만을 가져올 뿐,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실제 상황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회불안증은 정신과 의사에게도 오랜 기간 치료해도 잘 반응하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서구에서 약물치료와 병행하여, (때로는 단독으로) 사회불안증에 집단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할 때 어느 방법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계속적으로 발표해 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문적인 치료기관이 생겨, 상당한 치료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회 불안증의 인지행동치료가 다른 심리치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른 치료와 달리, 먼저 사회불안증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생각을 환자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것과. 실제 자신이 두려워하는 상황을 가상적으로 설정하여 노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소심한 성격을 가진 환자들은 집단치료와 개인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야만 효과적으로 치료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