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시를 말하는 사람들 』
피
아내는 제 남편이
고고(孤高)하기를 바라는 눈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모가지가 짧다
모가지가 짧아서 슬프지 않을 리야 없겠지만*
고고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피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도 많다 한다
흐린 피는 욕심과 통하는 것인지
게으르면서도 하고자 하는 일은 많다
조선 시대의 평균수명을 한참 넘긴 나이에
조선 시대의 선비는 책을 많이 읽어
눈빛이 맑았다는데
나는 욕심에 찌들어
눈빛도 흐릴 것이다
그러나 빛나는 것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모가지가 짧아 멀리 보지 못하고
눈까지 흐린 나는
욕심인 줄 알면서도
빛나는 것을 찾아 헤매는 것 같은데
빨래줄처럼 욕심만 널어놓고
피워 문 담배는
또 나쁜 피를 만들 것이다.
※노천명 시 “사슴” 중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
시인 정 삼 조
<약력>
문학박사
마루문학회 회원
박재삼기념사업회 회장 2004년 07월 08일 9시 51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