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소비침체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을 비롯 총선과 윤달 등 농산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악재가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농산물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공영도매시장의 수 증가와 농업인의 출하선택권이 다양화하면서 대형 유통업체나 할인마트 등과의 직거래 물량이 급신장하는 추세에 따라 도매시장의 경영난까지 초래,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30일 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식당가 등의 대량 수요처의 수요격감으로 한달전만 하더라도 4만8000원~6만2000원으로 초강세를 보이던 감자(20㎏특품)는 29일 현재 3만2000~3만4000원 선에 경락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동기 2000~4000원하던 배추(4㎏상품)는 1000원 선으로 절반 가량, 무(2㎏상품) 또한 200~3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표준값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고추의 경우 청초(10㎏특품)는 지난해 2만5000원에서 1만원 가량 하락한 1만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해 동기 7~8만원 하던 홍초는 최근들어 5만~5만5000원에 경락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심지어는 청양이 녹광보다 싼 1만5000~2만원에 거래되는 현상을 빚는 등 농산물값이 바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소비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수박을 비롯 참외 등도 소비부진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해 수박(6㎏)이 5000~7500원에, 참외(15㎏특품)가 지난해 동기 대비 2만원 가량 하락한 3만8000원~4만2000원에 거래되는 등 대부분 품목이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해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것과 맞물려 고추 등의 농산물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상대적으로 싼 수입오렌지가 대량 유통되면서 국내산 과일 소비를 둔화시키는데 한몫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들어 광주서부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하는 등 공영도매시장 수는 32개로 늘어난 반면 생산자들이 편의성 등을 이유로 유통업체들과 직거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값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