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 국제 에너지가격 뿐 아니라 국제 곡물가도 폭등세를 거듭하면서 곡물 수입액 증가율이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인 원유 수입액 증가율을 넘어섰다.
지난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5월까지 곡물 수입액 누계는 31억1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9억700만 달러에 비해 63.5%나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원유 수입액(351억7400만 달러) 증가율 58.9%를 능가한 것이다.
곡물의 수입 증가세는 원유 뿐 아니라 수년째 가격 폭등이 이뤄지고 있는 광물(76억400만 달러·증가율 20.8%)과 철강재(142억2600만 달러·증가율 48.6%)의 같은기간 수입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곡물 수입의 가파른 증가세는 원유와 마찬가지로 수입량의 증가보다는 국제가격의 폭등세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가 최소시장접근방식으로 제한적 물량을 수입하는 쌀을 제외하면 밀과 콩, 옥수수 등 직접 소비용이나 가공식품 원료용인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은 4.5%나 올라 부셸당 7.03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 7달러를 넘었으며 13일에는 7.29달러까지 상승했다.
7월 인도분 콩도 지난 13일 부셸당 15.59달러까지 올랐고 밀도 8.81달러까지 치솟았다.
더구나 이들 주요 곡물의 작황이 좋지 않을 전망이어서 연내 국제 곡물가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커녕 ‘식량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옥수수 거래량의 60%, 대두의 3분의 1, 밀 거래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의 작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0일 이미 옥수수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아직 10분의 1 정도는 싹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혀 올해 옥수수 생산량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임을 예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곡물 수입액이 수입규모상 큰 것은 아니나 아직 연간기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무역수지 개선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