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가까운 시각 한 PC방.
교복을 입은 고교생들이 인터넷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대학교 인근 주점에도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술을 마시는 모습을 어렵잖게 목격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출입 가능업소에 정해진 시간(오전 9시~오후 10시) 내에만 출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 청소년 보호법이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락,탈선을 방치하고 있다.
특히 수능도 끝나고 연말을 맞아 청소년들이 ‘흥청망청’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
지난 1997년 청소년을 유해 환경에서 보호하고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시킬 목적으로 청소년 보호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시행 8년이 지난 요즘 PC방, 호프집 등의 출입제한구역과 시간 설정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심야시간대 청소년들이 버젓이 출입해 밤을 새워가며 게임에 빠져 있어 인터넷 중독 문제는 물론 가출과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일부 주점에는 ‘청소년 금지구역’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하고도 청소년들을 출입시키고 있어 단속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외모상으로 쉽게 구분이 어려운 대학가 주변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대학교 앞에서 주점을 운영중인 김모(43)씨는 “요즘 청소년들은 체격적으로 성숙해 외형상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일일이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면 대학생들도 불쾌해 하며 나가버리는 등 애로가 많다”고 털어놨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맞아 청소년 탈선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나 인력난 등으로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며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주민등록증 확인 등을 좀 더 꼼꼼히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제외한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대여·배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술이나 담배를 판매한 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