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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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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

  -제16대 교육감으로 취임한 후 두 달이 지났다. 조금은 여유로워 보이는데?
초보 교육감으로 정신없이 2개월을 보냈다. 사실 지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로서 ‘절박함’이, 교육감 당선 후에는 ‘안도감’이 앞섰다.
그러나 교육감 취임식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 심정은 솔직히 ‘책무감’이 앞선다.
일이 많은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 내가 내공이 부족해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초보 교육감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
지난 30년간 교사로서, 교육위원으로서, 교육감 후보로서 교육현장을 누비던 시절 내가 꿈꿨던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교육을 멋지게 실현하고 싶다. 우리 교육가족들에게 초보 교육감에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고 싶다.
-교육가족의 반응은 어떤가?
(웃음). 새로운 교육감에 대한 낯선 이런 모습들이 지금 교육청 안에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저는 340만 경남도민들이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가치로 교육감으로 당선됐지만 그 변화라는 것이 우리 교육 가족들의 능력이나, 환경이나, 역량을 뛰어 넘어서 발휘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교육 가족들이 지금까지 변화를 하고 싶어도 변화를 하지 못했던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교육 가족들의 어려움과 요구 수준, 내용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렇지 않고 제가 무턱대고 나를 따라라 이렇게 외치고 앞장서서 달려 나가는 그런 모습은 민주적 리더십이 아닌 것 같다.
취임 후 두 달이 지나면서 우리 직원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다가가는 교육감에게 많은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교육감으로서 도민들과 교육공동체에게 가장 알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예산 문제다. 대한민국 정부기관 가운데 인건비와 기관운영비가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 있는 시·도교육청이 유일하다. 실제로 경남교육청의 1년 예산이 4조원에 달하지만 5만여 명의 교직원들에게 주는 월급 등 경직성 경비가 3조원에 육박할 정도이다. 전국 광역단체의 인건비 5% 수준에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여기에 무상급식, 누리사업, 학교 신·이설 등에 각각 수천억 원을 지원하고 나면 남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교육감은 선출직이다. 선출직 기관장에게 경직성 경비 위주로 예산을 책정하는 바람에 교육감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교육청에 공무원을 배치하고 중앙정부의 사업을 대행하는 곳으로 위탁기관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곳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대책은 없는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월 23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했다.이번 협의회는 지난 6월 4일 전국 지방 동시선거를 통해 당선된 교육감들이 모이는 첫 회의였는데 시·도교육청 간 상호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의 현안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특히 이날 임시 총회에서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촉구했다.
현재 돌봄 교실 확대, 누리과정 운영,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 고교 무상교육 실현 등 국민적 교육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교육예산의 확충이 시급하다. 이날 참석자들은 교육예산을 내국세 총액의 20.27%에서 25.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는데 이 개정법률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지역교육 발전을 위하여 본연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취임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청렴도를 강조했는데?
그렇다. 부패척결만큼은 완벽하게 하고 싶다. 4년 뒤 임기를 마치더라도 ‘청빈’했다고 평가받고 이를 간직하고 싶다. 현장에서 잘못된 관행이 굳어지면 스스로가 잘못을 느끼지 못한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안이하게 생각하는 교직원은 같이 갈 수 없다. 임기동안 과거의 잘못된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책임질 사항이 아니라면 잘못을 묻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그만 문제라도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비리를 저지르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철학은?
아이들을 중심에 두는 교육, 학부모와 소통하는 교육, 교사와 토론하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임기 중 대표적으로 추진할 공약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인성교육과 상담활동을 강화한 협력적 교육시스템으로 학교폭력이 없고 안전한 학교환경을 만들겠다. 질문과 토론이 살아있는 교실로 학력을 향상시키고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해 업무전담 교무행정사를 배치하겠다. 모든 초·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체육복을 지원하고 교육장 공모제 시행,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합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올해는 연합고사를 치르고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는데?
지금의 연합고사는 선발고사로서의 기능이 없다. 그리고 학력을 올리는 데 있어서는 시험 한 번 더 쳐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한 시간 더 늘려서 올리겠다는 것은 옛날 생각이다. 저는 새로운 교실 수업 방법의 혁신을 통해서 학력을 올릴 자신이 있다. 올해는 연합고사를 치르고 내년에는 법률 검토를 거쳐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다.
-교사들도 잡무에 시달리지 않고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교육력 향상에 있어서 절대적인 것 같다. 어느 것이 본질이냐 라는 것을 가지고 봤을 때 지금 우리 교사들은 수업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본질이 아니고 행정적으로 공문처리하고 잡무가 더 본질이 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말씀한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이런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수업하고 아이들 상담하고 하는 본연의 자세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 행정실무사를 고용해서 배치하고 이런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밟아 나가겠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인 것 같다.
-이제 학부모는 사교육을 걱정하지 않고 학생들은 사교육에 내몰리지 않아도 되는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사교육 필요 없습니다’라고 교육감이 선언할 수 있는 그런 형편은 아닌 것 같다. 저는 공교육이 학부모들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노력하고 신뢰가 쌓이면 차츰차츰 사교육에 대한 공교육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면서 공교육도 살고, 사교육도 제 역할을 하는 그런 적절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가능할 것으로 본다.
-경쟁+협력 스웨덴식 수업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만 내가 이길 수 있는 극단적 경쟁교육이 OECD 행복지수 꼴찌로 우리 아이들을 내몰았다.
하나의 모둠에 발표를 잘 하는 친구, 자료를 잘 만드는 친구,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다. 과제를 수행하는 데 모두 소중한 친구들이다. 시험을 잘 치는 아이들만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이 힘을 모아 다른 모둠과 경쟁하는 선진화된 평가시스템이 아이들과 교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최근 가정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방법은 없는가?
요즘 가정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가족과 학교가 붕괴된 상황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스웨덴 교육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귀국한 교육 전문가가 쓴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책에서 스웨덴 아버지들은 1년 365일 가운데 360일을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대화와 숙제, 그리고 자녀들의 장래를 함께 걱정한다고 서술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어떤가?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은 1년에 한 달도 가족, 특히 자녀와 함께 저녁을 먹는 시간을 갖기 어렵다.
우스개 소리로 ‘한국의 가정은 아버지는 회식, 어머니는 계모임, 자녀는 학원’ 때문에 따로따로 저녁을 먹고 있다.
아침 역시 함께 모여서 먹는 것이 아니라 출근 순으로 먼저 먹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스웨덴의 교육방식이 옳다고 볼 수 없지만 단순히 비교했을 때 누구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제 우리도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건전한 가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도민의 관심이 많은 것이 무상급식이다. 도청이나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한 무상급식 예산 문제는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이 문제가 당장의 현안이 되는 것 같다. 지금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학교급식법에 따르면, 급식비의 50%는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급식법이 통과되면 큰 문제가 없어진다. 급식법의 통과를 위해서 시도교육감들이 힘을 모아 중앙정부와 교섭을 할 것이다. 당장 필요한 부분은 저는 지사님을 설득하고 도의회를 설득해서 아이들의 급식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나 그것이 주는 순기능이 다른데 쓰는 것보다 더 훨씬 크다는 것을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요청할 것이다. 명분이 좋으면 지사님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통 크게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
-박종훈 교육감이 판단할 때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는?
이념적 가치는 합리적 진보라고 할 수 있다. 진보라고 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왕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일반직 인사에서 오류를 줄이려고 부교육감과 간부들과 논의를 많이 했다.
의사소통의 통로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추구하는 것이 내 이념이다. 혼자 결정할 경우 오류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 사람들과 합의할 경우 오류의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리더십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과거 야전사령관적인 리더십이 대세였다면 오늘날 리더십은 시간을 갖고 합리적인 정책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민주적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박종훈은 온건한 합리적 진보라고 할 수 있겠다.
-학교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약속했는데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비정규직을 해결하는 방안은 자기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바로 자존감과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원의 요구가 지나치게 무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정규직원이 바라는 것이 처우개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신분 보장을 통해서 아이들 학력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교육감과 비정규직 노조가 올 가을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인 단체협약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교육가족이나 도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에게 항상 빚을 가지고 살아왔다. 아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행복한, 즐거운 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학부모와 제대로 된 소통을 통해 학부모들이 신뢰하는 학교로 만들도록 하겠다. 정말 힘들게 학교생활하고 있는 교직원들에게 신명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서 제가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하는 부분에는 따가운 질책을 바란다. 교육감이 성공해야 우리 교육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지지와 지도 편달을 부탁드린다.

<경남지역신문협회 연합기사>

2014년 08월 21일 11시 01분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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