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설확충 없이…서비스 저하


기존의 파출소를 지역 실정에 맞게 3~5개 권역으로 묶어 순찰지구대로 재편·운영하는 지역경찰제가 인력과 시설 확충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치안공백과 대민서비스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경찰의 적은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현장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의 파출소를 지역실정에 맞게 3~5개 권역으로 묶어 지역경찰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경찰제가 인력 확충없이 기존의 파출소를 재편해 운영하다보니 각종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도시지역의 방범순찰과 현장치안에는 효과가 있으나 농촌과 변두리 지역의 대민서비스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관들도 열악한 근무여건을 고려할때 경찰관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지역경찰제에 찬성하지만 인력확충 없이 무리하게 지역경찰제를 운영하는 것은 치안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존의 15명 안팎의 경찰관들이 사용하던 파출소를 시설확충 없이 50명 정도가 사용하는 거점파출소로 운영하다 보니 공간이 협소해 경찰관 개인 책상은 물론 잠시 휴식을 취할 장소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경찰관들도 지역경찰제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설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전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지역경찰제가 시행하다 보니 도시지역 순찰지구대들끼리도 관할 구역이 복잡하게 얽혀 순찰업무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지역경찰제가 도시지역보다는 농촌지역에서 비효율적인 제도라는 지적이 높다. 농촌지역의 경우 경찰과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로 인한 정보가 농촌의 범죄예방과 범인검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반해 지역경찰제로 인해 밤에는 파출소가 문이 닫혀 있고 주간에도 한대의 순찰차가 무려 40㎞ 이상을 관할해야 하므로 신속한 현장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야간에는 인근 파출소나 순찰대와 연락망이 구축되어 있기는 하지만 파출소가 비어 있어 대민서비스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