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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의 천순엽 할머니 폐지모아 판돈 100만원 기탁

  “길가에 버려진 빈병을 보면 저것이 돈인데...”하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 10여년 전부터 빈병과 폐지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와 온 예순의 할머니가 지난해 세밑에도 변함없이 성금 100만원을 동사무소에 기탁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천순엽(서동 60세, 사진) 헐머니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자가 찾았을때 할머니는 고무장갑과 장화를 신고 아래는 물 옷을 입고 있었다. 물 옷엔 고기비늘이 가득 묻어 있었고 고무장갑을 벗은 손은 동상이 걸려 손이 벌겋게 붓고 군데군데 헤어져 있었다. 그러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조용한 대화로 차분함을 읽게 했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고왔다.
60년대 후반 뚜렷한 인생 설계도 없이 이웃 창선에서 이사 온 신혼 부부는 새벽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했다.
새벽3시쯤 시장에 나가 동이 트고 날이 밝아질 무렵까지 부부는 온갖 쓰라림을 견디며 오로지 생업에만 젊음을 바쳤다. 겨울이면 추위와 생선, 그리고 차가운 바다물과 싸워야만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었다.
새벽시장에 문이 닫칠 무렵이면 남편 곽남규(69세)씨는 대절선을 끌고 푸른 바다를 누비며 생계에 도움을 주었다.
천씨 할머니는 새벽시장에서 남편은 대절선으로 이어 온 30여년간이 가장 벅찬 생이었고 의미있는 나날이었다.
천씨 할머니는 이런 와중에 10여년 전인 어느날 새벽 시장가에 널부러져 있는 폐지와 빈병들을 모아 돈으로 바꿔 연말이면 동사무소로 발길을 옮겼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버릇처럼 되어 그런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모은다. 벌써 10여년을 계속하고 있다. 소문이 나자 이웃에서도 폐지들을 모아 온다. 천씨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24일에도 어김없이 동사무소에 100만원을 전달했다.
천씨 할머니는 요즈음 들어 힘든일을 자제하고 있다. 나이 때문이다. 그러나 성금전달은 잊지 않는다. 돈이 생기면 수시로 50,000원씩을 적립하고 아들 곽인철(43세)씨가 운영하는 “해양수산”(생선판매)에서 나오는 빈고기상자를 모아두면 아들이 1상자당 200원씩을 계산해 어머니의 베품정신을 부추겨 준다. “모전자던이라 했던가?” 아들 곽인철씨도 연말이면 삼소원과 장애인 가족에게 이따금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천씨 할머니는 이제는 살만 하지만 어려운 이웃돕기가 습관화 되어 지금도 아들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생선선별 등 작업을 하고 있다. 아들 곽인철씨는 이렇게 말한다. “못 말리는 어머니입니다. 그렇게 말려도 저렇게 손수 생선을 만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천씨 할머니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힘이 들더라도 모아 모아서 만든 돈을 성금으로 내고나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가족 모두가 큰 탈 없이 건강하고 아들의 생선장사도 큰 기복없이 되고 있는것 같다”며 고개를 숙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부디 천씨 할머니 가정에 신묘년 새해와 더불어 건강과 사업번창이 함께 하길 빌며 자리를 떴다.

취재: 이동호 편집이사
4000news@naver.com

2011년 01월 06일 11시 05분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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