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경제불황을 틈타 정부기관을 사칭해 보조금을 지원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10정부민원안내 콜센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신고 사례를 공개하고 피해를 막기 위한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콜센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신고 건수가 모두 7만7천177건이었고 피해액은 21억9천115만원(월평균 1억8천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익위에 신고되지 않은 금액까지 감안하면 실제 피해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권익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신고 사례 가운데 우체국 택배를 사칭한 경우는 3만6천78건으로 전체 신고건수의 46.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KT(8천520건), 은행(5천556건), 검찰청(5천530건), 휴대폰·인터넷통신(2천769건), 경찰청(1천847건), 국민건강보험공단(1천831건), 카드사(1천830건), 법원(1천237건) 사칭 등이 뒤를 이었다.
통상 보이스 피싱의 전형적 수법으로는 ▲세금·보험료 환급으로 속이는 '환급빙자형' ▲범죄사건 연루를 가장한 '수사기관 사칭형' ▲우편물 반송 및 카드부정 발급을 가장한 '우체국직원 사칭형' ▲자녀 유괴·납치를 가장해 돈을 요구하는 '납치빙자형' 등이 있다고 권익위는 소개했다.
권익위는 또 인터넷 메신저로 피해자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가족, 친구관계 등을 미리 파악한 뒤 지인으로 가장하거나 법원통지서를 미리 팩스로 발송해 피해자를 믿게 한 뒤 사기전화를 거는 수법도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발신번호도 060·080 등 특수전화번호에서 일반전화번호로 바뀌는 추세라고 밝혔다. 권익위는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악용해 정부가 각종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속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또 "ARS 전화를 사용하거나 통화감도가 떨어지고 어눌한 말투와 북쪽 지방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전화사기범에게 자금을 이체했을 경우 거래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제공:국민권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