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에서 인문대 학생들이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 옮겨가는 ‘전과(轉科)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경남지역 대학들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도내 대학교 학생들의 전과는 학교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사범대는 ‘인기 독점’, 사회과학대·경상대는 ‘전입 우세’, 인문대 및 농·공과대, 자연과학대는 ‘대거 이탈’이 두드려져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쫓는 현 추세를 반영했다. 지난 19일 경상대학교의 ‘2006년 대학별 전과 신청 및 허가 최종 현황’을 보면 334명이 전과를 신청, 200명이 최종 허가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인문대생은 69명이 전과를 신청해 총 11개 단과대학 중 학생의 누수가 가장 많았고 최종적으로 41명이 학교의 허가를 받아 학과를 옮기게 됐다. 전과를 희망한 인문대생 중 65%에 달하는 44명이 사범대에 신청해 단연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사회대 9명, 경영대 5명 등이 뒤를 이었지만 공과대와 농과대로 신청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인문대 다음으로 전과 신청자가 많은 단과대학은 자연과학대(66명), 공과대(53명), 농업생명과학대(44명) 순으로 집계돼 교육당국과 대학 차원의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여전하다는 것을 반증했다. 이들 3개 단과대의 이공계 전과생들도 사범대로 신청자(58명)가 집중됐고 경영대, 사회과학대 순으로 나타났지만 인문대 및 같은 이공계로의 전입은 극히 드물었다.
경상대학교와 함께 최근 내년도 전과생 신청·허가를 마감한 창원대학교 역시 사회과학대, 경상대에 학생들의 전입이 전출을 크게 웃돈 반면 이공계는 정반대 현상을 빚었다.
법학과(12명), 국제관계학과(10명), 행정학과(8명) 등 30명이 전입한 사회과학대와 경영학과(16명), 무역학과(12명) 등 34명이 전입한 경상대학은 들어온 학생이 전출생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자연과학대는 전출(15명)이 전입(11명)보다 약간 우세를 보였으며 특히 공대는 22명 전입에 무려 53명이 타 학과로 빠져 나가 ‘工大’가 ‘空大’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