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가 당해 예산이 내년으로 이월된다는 이유로 여름철에 심는 가로수 수종을 동절기에 식재하는 바람에 100여그루의 가로수가 고사위기에 처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벌용동 국도3호선~용호마을간 도시계획도로와 사천읍 정의리~산성공원 간 도시계획도로변에 850만원의 예산을 들여 높이 2m가량 되는 100여그루의 종가시나무(그루당 7만원) 가로수를 심었다.
상록활엽 수종인 종가시나무의 경우 성장을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수종인 관계로 주로 강우량이 많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심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는 가뭄이 심한데다 추위까지 몰려오던 지난해 11월 관내 한 조경업체에 맡겨 100여그루의 종가시나무를 신설도로변 가로수로 심는 바람에 현재 이들 나무들은 대부분 잎부터 줄기까지 말라 들어가는 실정이다.
이처럼 시가 상식을 벗어난 채 가로수 식재를 강행한 이유는 당해 확보한 예산이 이듬해로 이월되기 전에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국도3호선~벌용동 용호마을 간 도로변에 심어진 57그루의 종가시나무 대부분이 현재 잎부터 줄기까지 말라 들어가고 있으며, 사천읍 정의리~산성공원 간 도로변 종가시나무 37그루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이와 관련 시관계자는 “예산 이월을 하지 못해 부득이 동절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난달 이미 도급업체에 가로수가 고사할 경우 하자보식 조치를 취하도록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경업체 관계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 심어야 하는 수종을 동절기에 심다 보니 이런 경우가 발생한 것 같다”며 “땅속 수분 증발 등을 막기 위해 나무뿌리 부분에 볏짚을 덮는 조치를 취해 4월께면 일부는 소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