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8학년도부터 학생수준에 따라 사실상 영어·수학 우열(優劣)반 수업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행 평준화 체제의 학교 현장에 큰 변화와 함께 위화감 조성 우려 등으로 시행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3일 공청회를 열고 2008학년도 중1과 고1 학생들부터 영어, 수학 수업을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반을 나눠 하는 내용의 ‘수준별 수업 활성화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에 따르면 학생들을 3개 이상 수준으로 나눌 때 수준별 이동수업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에 따라 1개 학년을 상·중·하로 나눠 1개반을 20~25명 정도로 편성해 수준에 맞는 각각 다른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또 교육부는 이같은 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올 연말까지 수학, 영어과 교육과정 수정고시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행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의 수준별 수업은 그동안 교육계의 논란이 됐던 ‘우열반’과의 차이를 둬야 하는 데다 현재 1개반에 30~35명을 10명 이상 줄인다는 것도 교사나 교실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시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준이 낮은 반과 높은 반의 학생과 학부모 간의 이질감과 위화감 조성은 물론 학부모의 상급반에 넣으려는 치맛바람. 학생들이 내신을 잘 받기 위해 자신의 수준보다 낮은 집단을 희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춘현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장은 “수준별 수업이 학교현장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확인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졸속으로 추진하면 학생간의 위화감 조성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