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로의 비상을 준비하던 사천시의 날개가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꺾여 버려 끝없이 추락할 위기에 빠졌다.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비롯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광도시의 변방이나 다름없던 사천시는 창선·삼천포대교 및 대진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대진고속도로의 개통은 그동안 접근이 용이치 않았던 수도권과 중부지방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천으로 돌리는 계기가 되었고, 다리 전시장으로 불리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창선·삼천포대교의 완공은 사천시의 관광산업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촉매가 되었다. 여기에 사천시도 실안관광단지 조성과 남일대해수욕장 주변 개발 등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계획들을 수립해 추진하는 등 수 년내 전국 제일의 관광지가 될 것 같은 꿈에 젖기에 충분했다.
이를 계기로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사천으로 몰려들어 주말이면 극심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싱싱한 해산물들이 동이 날 만큼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불과 2~3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줄지어 내려오던 관광버스와 외지인들의 모습은 가뭄에 콩나듯 하고 북적이던 수산물 시장과 횟집 등 상가에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찾기조차 어렵게 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통영-대전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그나마 사천을 찾던 관광객들조차 발길을 돌려 관광도시 사천은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현실은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창선·삼천포대교 개통에 맞춰 끝나야 할 국도 3호선 확장공사는 지지부진해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고, 일부 상인들의 불친절과 바가지 요금 등은 사천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한정된 관광지에 한 번 보면 식상할 다리 하나 더 생긴다고 마치 유명 관광지나 된 것처럼 들떠 있던 사천시의 안일한 대응책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됐다.
상인들은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시민들은 사천의 관광산업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난리들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 더 나은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느냐 아니면 추락하는 관광도시로 전락하느냐는 결국 사천시와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