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픈 강좌는 N0. 취업·자격증 강좌는 OK.’
올해 1학기 대학 수강신청 결과, 대학생들의 학문편식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의 경우 1천825개 개설강좌 중 110여개 강좌가 폐강됐는데, 이 가운데 60%에 달하는 67개 강좌가 인문·사회분야 교양강좌로 집계됐다.
‘동아시아의 철학사상’, ‘인도철학과 불교’ 등 폐강된 대부분 강좌들이 취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었다.
특히 이적성 논란 끝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994년 기소됐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아 11년만에 재개설된 ‘한국사회의 이해’ 강좌도 수강생 미달로 지난 학기에 이어 올해 또다시 폐강됐다.
하지만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강사로 참여한 ‘직업과 진로계발’ 강좌는 수강정원이 415명임에도 수강생들이 몰려 일찌감치 마감됐다. 또 원격 화상수업이 가능한 ‘E-러닝’ 등 인터넷 강좌도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경상대 관계자는 “교양강좌가 많은 인문·사회계열에서 폐강이 많이 됐다”며 “학생들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대 수강신청에서도 신세대 대학생들의 최근 추세를 그대로 반영했다.
올해 수강신청에 창원대 대학생들은 ‘유럽문화 이야기’, ‘현대생활과 보험’, ‘운동과 건강’ 등 대학에서 자체 개설한 인터넷강의 강좌에 강좌당 200명 이상이 몰렸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은 출석을 하지 않고 편하게 강의를 듣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국어나 일본어 등 어학강좌와 한문강좌에 대한 수강신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대의 경우 철학과 역사학 계열 강좌는 매년 150~200명 가량이 수강신청을 했는데 올해는 100명내외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냈다.
최근 수강신청 정정을 완료한 경남대에서도 교양선택 가운데 ‘한국정치의 이해’, ‘한국경제의 이해’, ‘인류학의 이해’ 등 사회교양 강좌들이 수강신청 인원 부족으로 폐강된 반면 자격증 취득과 취업에 유리한 IT계열 강좌는 지난해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해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