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조례를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권과 도민들의 세금을 걷어 적절하게 사용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예산의결 및 결산검사권, 그리고 행정업무의 잘·잘못을 따지는 감사권 및 시정질문권을 갖는다. 이 때문에 지방회의를 집행부에 대한 견제 및 감시기관이라고 한다.
감시와 견제기능은 의회 구성원인 의원들의 몫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그 방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시의원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의회 인적 구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선거결과 지역구에서 선출된 시의원은 14명. 이 가운데 다수지역 선거구 당선자가 모두 한나라당 성향이다.
지방의회의 경우 여·야를 따질 이유야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정원 14명 가운데 다수가 소위 ‘사천의 여당’인 한나라당 성향인 셈이다.
예전의 사례를 보면 지역정서를 반영하듯 선거 때마다 이른바 ‘여당’이 다수석을 차지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지난 보궐과 이번 선거결과 당선된 김수영 사천시장의 경우도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의회 및 집행부 전체가 한나라당 일색을 띠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가재는 게편’이라는 속담처럼 주요 시정이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산 나눠먹기라든지, 봐주기식 감사, 생색내기용 시정질문 등이 우려되는 대목들이다.
물론 이번에 선출된 시의원들이 의회의 고유기능을 간과한 채 의정활동에 임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내달부터 원이 구성되고 4년 활동이 시작된다는 차원에서 원구성전에 제기되는 의문점은 새로 당선된 의원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