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는 20년째 당뇨병을 앓고 계신다. 단골로 다니는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매일 아침 식사 전에 챙겨 드신다. 할머니의 하루 생활을 엿보기로 하자.
-아침6시에 기상
창밖은 아직도 어둡고 날씨는 너무 쌀쌀해 집안에서 아침 준비를 하신다.(당뇨환자는 식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지 않다). 혼자 사신지 10년째다. 외로움이 몸에 배여 익숙한 모습이다. 약을 챙겨 먹고 잡곡밥에 시래기 국, 생선 한 토막, 김치 등으로 식사를 하신다.(약만 복용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평소보다 적게 먹으면 저?당이 올 수 있다)
-오전 10시경
노인대학에 나가시어 침침한 눈으로 한자 공부도 하시고 컴퓨터도 배우시는데 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이 시간이 제일 즐겁다. 노인대학에서 친구 분들과 식사를 함께 하시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소화를 시키신다. 당뇨가 오래되어 눈에도 망막증이 오고, 소변에도 단백이 빠지고 혈압이 조금씩 올라 걱정이 많다. (보통 당뇨가 15년쯤 지나면 합병증이 오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발에 감각이 둔하여 여간 신경 쓰이지않는다. 단골 의사는 편안한 운동화를 싣고 수시로 모래나 가시가 들지 않도록 신발을 살피고 집안에서도 맨발로 다니지 말라고 충고해 이제는 수시로 발을 살피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오후3시경
몇 해전에 점심도 거르고 허기진 배로 집으로 왔다가 저혈당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일이 있은 후로는 점심도 잘 챙겨 드시고 친구들과 운동 갈때도 간식거리를 준비하신다. 운동장을 한 시간 정도 친구분들과 함께 걸으신다. 모래가 많아 여간 성 가시지 않지만 그래도 땀이 약간 나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재미있다. 일주일에 5일 정도 운동을 하신다.
-오후 7시경
집안일을 하시고 저녁식사도 마치고 TV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친구분이 발가락이 썩어서 자른 것을 보신후 밭에 무척 신경을 쓰신다. 그래서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에 발을 깨끗이 씻고, 마른 수건으로 잘 닦은 후에 이리저리 발바닥을 살피면서 마사지를 하신다. 발톱도 일자로 깍아서 양끝이 남도록 하여 상처가 생기지 않게 주의하신다. 9시 뉴스시간이 되면 졸음 반, 뉴스 반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편안한 꿈나라로 들어가신다. 할머니처럼 규칙적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기상시간, 정해진 식사와 운동, 그리고 발 관리는 꼭 필요한 좋은 습관이다. 당뇨병은 생활 습관으로 조절하는 병이지 약이나 인슐린 주사로만 해결 할 수 없다.합병증이 온다고 하여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정기적으로 단골의사와 상담하고 더 진행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할머니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삼천포제일의원 내과 정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