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코피의 원인은 대부분 건조한 날씨 탓입니다. 건조한 공기가 콧속에 들어가 미세 혈관을 자극해 상처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콧속의 입구 쪽은 미세 혈관이 모여 있어 조그만 자극에도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 습도 조절이 잘 안 될 경우, 콧속의 혈관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콧속이 마르고 딱지가 앉게 됩니다.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코를 후비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코피가 나기 더 쉽습니다. 특히 아침에 코피가 많이 나는 이유는 밤중에 난방으로 인해 코 안이 건조해진 것이 이유가 됩니다.
겨울철 코피가 나는 또 다른 이유는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입니다.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코에 염증이 생기면 점막이 붓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코를 풀면 코피가 나게 됩니다. 아이들의 경우 백혈병·혈우병·혈소판 감소증 등의 혈액 관련 질환으로 코피가 날 수 도 있지만, 이 때는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피부에 멍이 잘 들기 때문에 코피와 함께 이런 증세가 동반되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집안의 습도 조절이 중요합니다.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틀어 주고,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한방에세는 코피의 가장 큰 원인을 심장과 폐의 허열(虛熱)이라고 봅니다. 새끼손가락을 압박하는 것은 여기에 소장과 심장의 경락이 흐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코피는 멎습니다. 그래도 멎지 않으면 코끝과 콧등을 엄지와 검지로 1~2분간 눌렀다 뗐다를 몇 차례 반복하면 좋습니다. 콧등에 얼음주머니를 대는 것도 좋은 지혈 방법입니다. 여기서, 꼭 알고 있어야 할 게 있습니다. 이미 출혈된 코피가 배출되지 못하고 코 안으로 역류해 고이거나 말라서 비염 및 축농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하면 만성두통으로도 이어져 두고두고 고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은 심장과 폐의 열을 유발하는 술, 담배, 커피, 진한 홍차, 청량음료를 삼가야 하며 카레라이스와 매운탕도 적게 먹는 게 좋습니다. 대신 연뿌리, 쑥, 군밤, 메밀 등을 수시로 먹어 두면 코피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요즘 같이 건조한 겨울철에는 항상 가습기를 틀어 놓아 코 안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제종민한의원 원장 제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