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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장터 할머니들께 따뜻한 차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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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장터는 아직도 옛날의 정취가 물씬 난다. 가지각색의 물건들이 골목길을 장식하고 파는 사람들도 계층이 다양하다.
누가 지도도 안했는데 품목별 진열장소가 거의 고정되어 있어 한번쯤 돌아 볼만 하다. 그래서 시골장날은 인정이 넘치고 오랫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지인들도 만나고 손아픈 사돈들도 만나면 소주 한잔하면서 구수한 정담을 주고 받는 만남의 날이기도 하다.
삼천포의 장날은 5일장으로 4, 9일이다. 추운 날씨 속 두둑한 옷, 머리부터 얼굴까지 둘러싸고 앉아 산나물, 더덕, 산도라지 등을 펼쳐놓고 팔고 있다. 간이 한약재 골목이라 할까? 간결하게 가려서 한묶음 한묶음 진열해 놓은 것들이 무심히 지나치다 보면 만져보고 싶고, 값을 물어보고 싶고, 용도를 물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런데 이 같이 추운데 떨면서 장날마다 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7080 할머니들을 마치 자기네 부모처럼 수시로 간식을 제공해 오는 50대 초반 세형제의 어머니가 있어 화제다.
3년전부터 어른들에게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무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식혜를 제공하고 있어 시민들로 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이곳에 가면 “원술차 실비”라는 간판이 보인다. 실비집을 운영하는 서맹여(54세)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삼천포에서 뱃길로 얼마되지 않는 통영시 사량면에서 태어나 스무살 어린나이에 같은 동네 스물두살 청년과 결혼해 살다가 30여년전 삼천포로 이사해 친정에서 빌린돈 10만원으로 새 보금자리 달세 단칸방을 얻어 둥지를 틀었다. 이런 와중에 올해 서른살 되는 막내와 3형제가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이를 악물고 아이들을 걸리고 업고 행상길에 나섰다. 여름이면 포도행상, 가을이면 감(홍시) 행상, 겨울이면 쥐포 가공공장을 다니며 3형제를 애타게 키워냈다. 공교롭게도 3형제는 삼천포공업고등학교의 동문으로 잘 키워 두터운 우애 속에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있어 한시름 놓고 있다.
6년전에 불귀의 객이 된 부군의 짐까지 짊어진 서씨는 세파에 굴하지 않고 4년전 금융기관의 도움으로 2천만원의 자금으로 지금의 자리에 실비집을 내고 4년째 생활전선의 일선에서 모든것을 걸고 열심히 살고 있다.
개업을 하고야 주위가 약초 골목임을 알았다. 이때부터 5일마다 다가오는 장날이면 으례히 차를 끓여 어른들을 보살펴 왔다.
겨울이면 두차례에 걸쳐 차를 내어 놓는다. 아침10시경에는 따뜻한 커피, 11시경에는 따뜻한 식혜(단술)를 내어 놓는다. 이런 효행이 어언 3년을 헤아린다.
가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데 아낌없는 선행을 스스로가 하고 있어 세인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그 광경을 찾은 지난 19일 대목장날에도 어김없이 오전11시경 식혜를 내놓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입김을 내면서 맛있게 마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렇게 하고나면 답답했던 가슴이 툭 트이고 기분이 참 좋다”며 환히 웃는 서씨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취재: 이동호 편집이사
4000news@naver.com 2009년 01월 22일 14시 03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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