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환경을 지키는 시민연합,
150ppm의 기준 적용 받아야 하는 삼천포화력발전소 270ppm의 기준을 적용 받아

환경부,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제정 이전 설치돼 배연탈황시설을 설치할 공간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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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시설의 사정에 의해 예외규정을 가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사천시는 상급기관의 지시에만 따르는 지방행정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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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화력발전소는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화력발전소로서 현재 배연탈황설비 없이 가동되고 있다.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내뿜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우리 지역은 농작물 낙과, 기관지 질환의 발생 등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 사천환경을 지키는 시민연합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삼천포화력발전소배연탈황시설 설치를 요구해 왔으며, 이러한 투쟁의 성과로 인해 삼천포화력발전소 배연탈황설비 설치를 위한 타당성 검토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검토용역이 곧 탈황시설의 설치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며, 오히려 탈황시설 설치 요구를 비껴가기 위한 시간끌기로도 볼 수가 있다.

삼천포화력이 전국 대다수의 화력발전소가 갖추고 있는 탈황설비를 갖추지 않고 가동될 수 있는 것은 대기환경보전시행규칙상 특례조항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에서 아황산가스의 배출허용기준과 관련하여, '설비용량 500MW이상인 삼천포화력, 보령화력1, 2호기, 호남화력 등은 설비용량 500MW미만의 기준을 적용한다'고 되어있어, 당연히 500MW이상 시설의 기준 150ppm의 기준을 적용 받아야 하는 삼천포화력발전소가 그보다 훨씬 완화된 기준인 270ppm의 기준을 적용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조항이 어떤 근거에서 만들어진 것인가를 알기 위해 환경부에 삼천포화력 등이 특례조항의 적용을 받고 있는 이유를 질의했다.

그 답변은 '이 시설들이 대기환경 보전법시행규칙 제정 이전(91.2)인 1983~1985년 사이에 설치되어 그 당시 배연탈황시설의 설치를 고려하지 않아 현재는 배연탈황시설을 설치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도 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탈황설비가 없기 때문에 좀 봐줄 수밖에 없다는 소리였다.

환경연합이 지난 1월 28일 입후한 '대기배출허용기준 개정(안)에 대한 의견제출'이라는 문건은 환경부가 2003년 이후 시행할 대기배출허용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사천시의 검토의견을 물은 것으로서 대기배출허용기준에 대한 환경부의 개정(안)내용이 들어있었으며, 이 개정(안)은 '대기배출허용기준 서정 및 조정에 관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주요 배출시설실태조사·심의, 간담회 등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거의 확정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개정안은 현재 우리가 문제조항으로 보고 있는 특례조항을 계속유지하여 2003년 1월 1일부터 다른 시설용량 500MW이상의 발전시설에는 100ppm의 기준을 적용하면서 삼천포화력 등에는 여전히 이보다 훨씬 완화된 기준인 180ppm을 적용한다고 되어있다.

우리는 환경부의 이같은 개정(안)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전체적인 환경개선 등에 도움이 된다던가 하는 조건에 의하지 않고, 특정시설의 사정에 의해 예외규정을 가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삼천포화력과 같이 시설용량 500MW이상의 시설이 6개나 밀집되어 전체시설용량 3,000MW를 초과하는 경우,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이 훨씬 많으므로 보다 강화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오히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은 이지역의 환경과 지역민의 생존권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이다.

특히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에는 제정 당시부터 점차적으로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10년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삼천포화력에 특례조항을 적용한다는 것은 삼천포화력이 강화될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도록 만들어 준 결과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는 소리에 다름없다.

즉, 현재 탈황설비 설치 타당성 검토용역이 진행 중이지만 계속해서 특례조항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탈황설비는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며, 이는 모두가 지키라고 만들어야 할 법을 특정기업의 불법적 행위를 합리화 시켜주는 도구로 이용하는 꼴이다.

이에 우리는 삼천포화력에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 이 조항이 헌법상에 보장된 국민의 환경권과 생존권, 평등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항이며, 즉각 삭제할 것을 주장한다. 환경부는 올 사반기 시행 예정인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개정에서 삼천포화력발전소에 대한 특례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2003년부터가 아니라, 당장 삼천포화력발전소에 대한 특혜를 없애라는 것이다. 이왕에 법규를 개정하는데 존재근거가 없는 독소조항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의 올바른 개정을 위한 범시민적 운동을 벌일 것이며, 이 과정에서 헌법소원, 각계청원, 시민집단행동 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반드시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어야 하며, 만약 환경부가 이를 무시한다면 이는 환경보호의 파수꾼 역할 대신 특정기업의 방패막이로 전락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환경부가 삼천포화력 주변지역 주민 전체를 적으로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는 사천시가 삼천포화력발전소의 특례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검토의견을 제출한 것을 환영하나, 이같은 중대한 사안을 시민들과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하여 이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 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천시도 이제 상급기관의 지시에만 따르는 지방행정의 구태에서 벗어나, 지방화시대에 걸맞게 시민을 믿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2000년 2월 2일 오전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