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여 생각을 바꿔라.’ 부모라면 한번쯤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TV를 꺼라,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라. 평범해 보이는 말에 매달려 고민도 해보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 아이를 마주 앉혀 놓고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저런 고민에 도움이 되라고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부모들의 생각 바꾸기>라는 교육용 책자를 만들었다. 또 이 내용을 담은 동영상 등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해 시·도 교육청에 보급해 활용토록 했다.
△대화하는 법부터 바꾸자 = 책자는 자녀에게 책임감을 길러주는 대화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자녀의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쉽게 결정해 주는 것은 자녀가 자신의 생활에서 책임감을 기를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 그런데 이 책임감을 기르기 위해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마다 일일이 설명해 주고 엄격하게 훈육할 필요는 없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자녀의 행동은 부모가 원하는 바를 정중히 자녀에게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친구관계 - 짓궂은 아이에겐 상대방 괴로움 설명
예를 들어보자. “○○야, 엄마를 좀 도와주겠니. 네가 간식을 다 먹고 난 후 접시를 싱크대에 갖다 놓으렴.” 만약 자녀가 따르겠다고 해 놓고 실행하지 않으면 다시 환기시켜 줘야 한다.
반면 방임형의 부모는 “네가 어질러놓고 다니는 것을 치우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엄마가 네 하인이냐”와 같이 자녀의 뒤치다꺼리를 계속해 주면서 마음속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고 지내다 갑자기 폭발하는 유형을 보인다.
‘나’를 전달하는 대화법도 중요하다. 자녀의 잘못을 강조하는 대신 부모 자신(나)이 자녀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부모가 1인칭인 ‘나’로 시작해 대화하는 방법이다. “엄마가 네 식모냐, 계집애가 자기 잠자리 하나도 정리하지 못하고…”라고 하는 대신 “엄마는 네가 자고 난 자리에 이불이 개어지지 않고 있으면 자기 일을 스스로 못할까봐 걱정이 되고 네가 학교에 간 다음 방을 치우면서 화가 나고 피곤하구나”라고 얘기하는 것.
△친구관계 어려움 호소하는 아이 = 친구관계의 어려움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먼저 자기 주장이 약해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늘 걱정하고 자긍심이 약하며, 위협에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이런 아이를 둔 부모는 친구들이 어떻게 놀리는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리고 자신감 있는 자세를 취하게 하고 연약한 몸짓을 하지 않게 지도한다. 또 자신감을 쌓도록 아이의 관심사를 격려해 주고 노력하는 과정과 이루어 놓은 것을 칭찬한다.
반대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는 친절함을 권장하고 자신의 힘을 다른 아이를 돕는데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다른 아이를 소외시키는 아이는 친구에게 짓궂게 한 행동을 언급해 주고 상대 아이가 얼마나 괴로워 할 것인지 설명해 줘야 한다. 끊임없이 말하는 아이의 경우 말을 듣는 척 하지 말고 정직하게 반응해야 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게 하고 주고받는 대화에 익숙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잘 울고 토라지는 민감한 아이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때 보통 장난을 하고 그것이 친근함의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인터넷에 빠진 아이 어떻게 건질까 = 자녀들이 왜 인터넷을 하는지 그 동기를 이해해야 한다. 학습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인지,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가정 등 현실의 문제를 잊기 위한 것인지 대화를 통해 찾아내야 한다. 아이가 인터넷에 몰두하게 되는 동기를 찾고 그것을 풀어야 인터넷 몰두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일도 중요하다. 부모는 온갖 인터넷 유해 정보에 탐닉하면서 자녀에게는 인터넷 이용 시간을 규제할 경우 오히려 자녀의 반발만 살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에 대해 엄마는 말리고 아빠는 허용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한다면 아이가 기회주의적인 행동에 빠져들게 된다. 때문에 자녀의 컴퓨터 이용에 대해 부모가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부부간의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끝으로 가정 내 인터넷 이용 수칙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다. 즉 인터넷 사용에 관한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부모와 자녀 사이 약속을 통해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것. 인터넷 이용 수칙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합의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인터넷 이용 수칙에는 부모의 허락 없이 가족이나 주변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과 유해 정보 접촉시 부모와 상의할 것, 인터넷 상의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킬 것 등을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