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만의 수질이 3급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 사천환경운동연합이 사천연안 전체에 대한 오염실태와 원인조사에 나섰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은 사천시가 환경기본계획 마련을 위해 경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사천만의 수질이 해역 수질 기준 3급수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천연안 전체에 대한 수질과 중금속 오염도 조사, 주요 오염원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은 ‘사천연안오염조사에 즈음한 성명서를 통해 사천시가 사천연안 오염상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안이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사천연안 살리기에 행정력을 동원하고 시민의 참가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환경운동이 개발에 대한 반대를 넘어 과학적 조사에 기반한 합리적 대안제시 운동으로 발전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3일(월)에는 “석탄재 적치장 주변 중금속 오염 보도(한겨레 5월2일자)"와 관련, 삼천포화력발전소 주변 해역의 수질과 토양 중금속 오염을 실시했다. 이 조사에는 환경운동 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 수질센터(소장 양운진 경남대 환경보호학과 교수)가 함께 했으며, 조사결과는 오는 31일 ‘바다의 날'에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성명서의 전문이다.




사천시가 경남발전연구원에 용역하여 수립 중인 ‘사천시 환경기본계획'중간 보고회에서 사천만의 수질이 3급수로 전락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참으로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천만의 수질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한 사천시의 대응자세이다. 사천시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천만 수질 악화의 원인을 찾아 시급히 대책마련에 나서는 대신, 조사결과 자체의 신빙성 문제를 들먹이거나, 혹은 사천하수종말처리장만 가동되면 마치 사천만 오염문제가 한꺼번에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안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사결과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면, 사천시는 수질조사 하나 제대로 못하는 기관에 사천시의 환경기본계획 용역을 맡겼다는 것인데 이것이 말이 되는가?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사천하수종말처리장이 가동된다 하더라도 ‘서부경남첨단지방산업단지'조성사업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은 도저히 사천만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공단 조성에 따른 갯벌 파괴로 자정기능이 상실되는 것은 물론, 공단 가동이후 폐수 배출로 인한 절대 오염부하량의 증가는 하수종말처리장의 가동으로 수질개선보다 오히려 수질 악화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첨단산업이라는 전자산업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유기용제 등은 대단히 위험한 고독성의 물질이거나 환경호르몬 물질이 많다는데서 사태의 심각성은 한층 더해진다.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이제 본격적인 사천연안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당연히 이 시급하고 중대한 사업은 사천시 행정당국만의 노력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으며, 바다에 생계를 기대고 있는 어민들은 물론이고 모든 사천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사천만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고 구체적인 실천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올 초 사천환경운동연합이 제안한 ‘시민에 의한 사천연안조사' 사업이 ‘연안지역관리계획 용역'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천시에 의해 거부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 연구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일반 시민이 참가하는 사업은 엄연히 그 성격과 목표가 다르다. 사천시가 행정의 과정에 시민참여를 폭넓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거버넌스'의 국제적추세에서 한참 뒤쳐져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은 시민에 의한 사천연안 살리기의 첫 작업으로 사천연안 전체에 대한 수질, 토양 중금속 등 오염실태를 조사하고, 주요 오염원별 오염유형과 영향을 조사하고자 ‘사천연안오염조사'에 착수한다. 당연히 이 작업은 연안오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시민의 실천을 조직하는데로 나아갈 것이다.
이번 사업은 환경운동이 단순히 개발을 반대하는 소극적 역할을 넘어 시민의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 대안제시 운동으로 발전해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2002년 5월 13일
사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