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입장만 확인, ‘예찰개념’에 이견


태풍 루사 내습 때 남강댐 방류로 인한 사천만 피해어민들과 수자원공사측 보상협상이 또다시 결렬돼 어민들의 피해복구가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사천만 어업피해 보상협상 대표자회의’에서 양측은 지난 69년 구댐 준공 당시 초당 1750t을 46시간 동안 방류하여 어업권 보상을 한 부분에 대한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회의를 끝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69년 당시 예찰의 개념’에 대해 제3의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자는 어민들의 제안에 대해 수자원공사가 2~3일 내에 다시 회신을 하기로 해 향후 협상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을 뿐이다.
이날 3차 회의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법무법인 ‘화백’에 의뢰한 회신 내용을 제시했다.
이 회신에서 법무법인 화백은 “댐건설 당시 공사지에 기록돼 있는 보상내용은 수산업법에 의한 어업권 취소에 대한 보상”으로 판단했고, 이번에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보상받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홍수피해 조사에 대해서도 “수자원공사가 어업인들이 입은 손해를 조사해야 할 아무런 법적 책임도 없다”고 밝히고 부관의 효력에 대해서도 “어민들이 공사에 손실보상을 구한다면 부관의 효력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부당한 청구”라고 회신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화백은 ‘예찰의 개념’에 대해 “단순히 1750t 방류때의 어업피해범위를 산정한 것인지 또는 1750t 방류 때의 어업피해 범위를 조사한 뒤 5460t 방류 때 피해범위를 예측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는 자료들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있은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논의 자체를 회피했다.
이에대해 수협중앙회는 “69년 어업손실 보상의 경우 어업권 원부의 갑구란에 말소된 어업만이 소멸(취소), 보상(즉 완전보상)이 된 것이고 나머지는 계속 존속을 전제로 부분보상(정지, 제한, 피해의 정도에 의한 보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현재 사천만 등지에 존속하고 있는 어업은 기간연장을 받았거나 아니면 유효기간, 연장허가기간이 만료됐다 법에 따라 재차 신규절차를 통해 취득한 어업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1969년 이후에도 어장이용 개발계획에 어긋나지 않는 한 사천만에서도 계속적으로 신규어업 면허처분이 가능한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어민대표들이 “구댐 준공 당시의 ‘예찰 개념’에 대해 제3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판단을 내리자”고 제안한 데 대해 수자원공사가 “2~3일 내에 본사와 상의한 뒤 회신해 주겠다”고 답해 회의는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