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남양동의 수산가공공장에서 연료유로 사용되는 벙커C유가 대량으로 바다로 흘러나와 광포마을 앞 해상을 덮쳤다.
기름 유출은 지난 21일(금) 밤에 시작되었으며, 공장 측에서는 자체 방제 작업만 실시하고 유출 사실을 해경이나 사천시에 통보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해경과 사천시에서 방제에 나섰지만 유출원에 대한 긴급 방제만 이루어졌을 뿐, 정작 필요한 조기 예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반적인 해양 유류 오염 사고에서 기름이 해안에 상륙하게 되면 방제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피해도 커지므로 예찰을 통해 기름 이동, 확산 상황을 파악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해안 접근 방지 등)으로 대응 작업을 실시해야한다. 그러나 해경 등에 따르면 당일 풍랑이 심해서 예찰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하며, 이 때문에 광포마을 해안으로 기름이 밀려오는 사태를 빚고 말았다.
기름띠가 광포마을에 상륙한 이후에도 긴급 방제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광포마을 해안은 바지락 등 양식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유처리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자갈에 묻은 기름을 헝겊으로 닦아내는 작업만 이루어졌다. 이 작업은 기름이 바위 등에 묻었을 때 필요한 것이지 이번 현장에서는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는 측면이 컸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은 기름이 대부분 표층의 자갈에 묻어 있으므로 신속하게 오염된 자갈층을 제거하여 밀물 때 기름이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먼저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오후 2시경이 되어서야 오염된 자갈을 제거하는 작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얼마안가 넓은 면적의 기름띠가 다시 바닷물에 씻기고 말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번 사고 관련 대응의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업장에서 사고 발생 즉시 해경 등 행정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점
2) 유출 사고 사실을 파악한 행정관청에서도 즉각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소집하여 일관성 있는 현재 통제를 실시하지 않은 점
3) 방제 방법과 관련하여 관할 행정청인 사천시에서 책임있게 대응하지 않은 점(육상으로 밀려온 기름 방제는 자치단체의 주관 하에 방제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해경이나 해양오염 방제조합에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 벌어졌음)
사천시는 즉시 사고업주, 피해주민 등을 포함하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소집하여 방제 방법 등을 결정하고, 가용한 모든 인력, 자원을 동원하여 긴급방제를 실시해야한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2차 오염과 생태계, 어장 등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조치를 병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