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해주에서, 중국대륙에서 또한 이름 모를 이국 땅에서 풍찬노숙 하여가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끝없는 투쟁을 전개하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곤 한다. 이는 11월 17일이 제64돌 째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기 때문이다.
온겨레 나라 잃고 어둠 속 헤맬 때 자신을 불살라서 횃불 마냥 밝히시며 국내외 광복전선서 오롯이 목숨 바친 님들의 그 충절이 겨레의 얼 지켰네.
님들이 목숨걸고 외치고 바란 바는 오로지 일제에서 해방만이 아니었고 세계의 정의와 질서 밝히고 이루려는 드높은 평화 이상 바탕하고 있었네.
우리는 순국선열을 우러러 기리면서 그 후예다운 떳떳한 새 삶을 다짐한다.
이 내용은 민족의 노래인 순국선열의 노랫말이다. 순국선열의 날에 마음속 깊이 노랫말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앞장선 애국선열의 혼을 우러러 기려야 할 것이다.
이날은 1919년 중국 상해에서 수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사실상 식민지화 되어버린 치욕의 날, 을사조약 늑결(勒結)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1939년에 제정하여 민족 치욕의 날을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며 후세들로 하여금 그 정신을 이어받아 ‘치욕’을 잊지 말고 가슴 깊이 새겨 고난의 시기마다 각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에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애국선열들이 일제에 항거하여 희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의지와 역량이 가장 강하게 결집되고 표출된 때였다.
우리 민족이 나라 잃은 겨레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으로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을 바쳐가면서 지금의 이 나라, 이 겨레를 있게 한 순국선열의 그 충절과 애국애족정신을 이어받아 미완의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남북통일을 앞당기고 우리 한민족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게 국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후배들의 몫이라 하겠다.
세계는 지금 미국의 대이라크전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자국의 안전과 세계평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지역·계층 간 갈등과 집단이기주의, 과소비, 황금우선주의 팽배 등 우리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난이 있을 때마다 위기를 헤쳐 나온 민족적 슬기와 갖은 압제 하에서도 굴하지 않고 신명을 바쳐가며 희생과 애국정신을 실천하신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적 에너지를 총 결집하여 선진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야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겨레의 자존심을 지켜 주셨던 순국선열의 후예로서 떳떳이 살아가는 길이며 가신 분들의 영혼을 달래 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일 것이다.
또한 오늘을 계기로 국민들 가슴가슴마다 잠재해 있는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도록 하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정신적으로 본받게 하여 나라의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하겠다.
조국의 광복을 쟁취케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11월에 나라 위한 헌신이 진정으로 존경받고 이러한 문화가 우리 사회에 꽃피워질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진주보훈지청 서무주무 홍성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