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제15호 태풍 ‘루사’ 내습 때 남강댐 대량 방류로 어업피해를 입은 사천만 어민과 한국수자원공사측은 28일 오후 2시부터 남강댐관리단에서 양측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피해보상 관련 제6차 협상을 가졌다.
이날 협상에서 어민측은 ▲보상에 대한 근거가 없어 ‘보상’이 안되면 ‘위로금’ 명목으로라도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 줄 것과 ▲환경영향평가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어민들의 수정제의에 대해 수공측이 오는 10일까지 공문으로 답변해 주기로 해 피해보상 협상이 또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사천만 피해배상 추진위원들은 “지난해‘루사’ 때뿐만 아니라 수십년 동안 남강댐 방류로 인한 피해를 입어왔으며 앞으로도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반드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피해 실태를 파악, 그에 따라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수자원공사가 법적 근거가 없어 보상 또는 배상을 하기 어렵다면 ‘위로금’ 등 다른 명목으로라도 지급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금액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실무협상팀을 구성하여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조건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하던 기존 입장에서 수정된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어민들의 의견에 대해 수자원공사측은 건교부·본사 등과 협의를 거친 뒤 오는 10일까지 공문으로 답변해 주겠다고 밝혀 이날 협상은 일단락됐다.
한편 이날 협상에서는 수산전문기관의 ‘남강댐 방류로 인한 어업피해 관련자료 검토 자문보고서’ 내용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어민측은 “수산전문 교수들의 보고서에서는 댐 준공 당시 1750t 방류에 대해 부분 피해 보상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만큼 수공측이 입장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수자원공사측은 “보고서 내용의 앞뒤 논리가 맞지 않아 수용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어민측의 ‘댐방류로 인한 어민피해보상 요구에 대한 재심의 요구’에 대해 “어민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자료가 없어 피신청인(수공)의 어업피해 보상거부가 위법한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가 곤란하다”고 회신했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을 끌어온 사천만 어민들과 수자원공사의 피해배상 협상은, 오는 10일 수자원공사가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원만한 합의 또는 법정 분쟁 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